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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누범실라 Aug 25. 2023

하루 - 아직 여름휴가는 끝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은 포항 영일대, 칠포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엄마와 함께 1박 2일 포항 드라이브 여행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쓸 때와 달리 출판을 위해 글을 쓰자고 마음을 먹자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고 걱정이 되었나 보다 차근차근 도움이 되는 책도 보고 다른 작가님들의 조언도 듣고 많은 글들을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내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걱정도 되어 얼마 전에 통영을 다녀왔지만 다시 포항으로 갔다.

부모님의 이혼 이후 아버지는 여자친구와 함께 고향에 지내시고 어머니는 오빠와 내 집을 정기적으로 오가시며 생활을 하고 계셨고 젊은 시절 많은 고생을 하였다 보니 남은 기간은 편하게 지내셨으면 해서 일은 쉬시길 바랐지만 평생을 일을 하며 살아오셨다 보니 많이 답답해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래서 따로 사시는 것보다 우리들 집 오가며 함께 지내는 게 좋다 생각해서 그렇게 생활하시는 중인데 오빠집인 통영에 계실 때는 자주 놀러도 가고 오빠가 많이 챙겨주는데 정작 내 집에 오시게 되면 거의 집안에서만 지내시다 보니 평소에도 죄송한 마음이 가득해서 이번에 함께 드라이브 여행을 가게 되었다. 쉬시기를 바랬지만 내 집에 오시면 설거지며 빨래, 청소, 하루 세끼 밥까지 완벽하게 해 주셔서 정작 내가 휴가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평소 죄송한 마음에 뜬금없이 바다 보러 가자고 포항 갈까? 생각하고 10분 만에 예약하고 출발했다. 엄마와 함께 하는 것이라 더 고민 없이 출발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글을 쓰다 답답해서 여행을 간 것이라 바다가 보이는 모텔로 예약하고 우아하게 맥주 한 캔 먹으면서 바다 바라보면서 글을 써야지 마음먹었는데 엄마와 함께 여행을 와서 그런지 평소에는 집에서는 특별하게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았는데 어제는 밤새도록 새벽까지 이야기하다 보니 정작 글 한자 적지 못했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이 비워져서 그런지 눈앞이 캄캄하던 마음이 사라졌다.

예전에 일을 하다가 제품 검사하고 불량 수정하던 수정칼을 휴대폰 액정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액정이 찍혀 검은 점이 생겼는데 그동안 수리를 안 하다가 12월이면 약정이 끝나서 일찍 감히 보험으로 수리를 했다.

작가가 되기 위해 쉬는 중이라 수리비만 알아보기 위해 수리센터를 방문했는데 수리비가 40만 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수리하지 말고 새 폰으로 바꿀까 했는데 친오빠가 보험가입되어져 있지 않냐는 이야기에 알아보니 보험처리를 하면 자기 부담금 7만 원에 수리가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글을 쓰다 보니 휴대폰을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언제 어디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지 몰랐고 그때마다 노트가 아니라 휴대폰에 적어두기도 했고 아이패드로 글을 쓸 때면 창을 바꾸는 거보다 모르는 단어나 필요한 것은 휴대폰으로 검색하는 게 제일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눈에 담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꼭 추억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여름휴가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영일대의 밤바다는 “아직도 축제라도 하나?”라고 생각할 만큼 사람들이 많았고 이리 저리서 노래 부르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을 거 같다.

어릴 때는 바다만 보면 앞뒤 안 가리고 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다 보니 잘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물놀이할 때는 재미있고 좋지만 물에 젖은 몸을 씻는 것부터 챙겨야 하는 것들도 많고 번거롭다 보니 귀찮은 일은 피하게 되는 거 같았다.

밤도 이뻐서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동영상 촬영을 해두어서 마땅히 올릴 사진이 없어 아침에 찍은 사진만 올렸는데 뭔가 뻥 뚫린 거 같이 시원하게 느껴졌고 비가 와서 그런지 세상이 너무 깨끗하게 느껴졌다.

내가 사는 아파트 조망은 산이라 이렇게 높은 곳에서 도로를 바라보는 게 오랜만이라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는 주차라인을 꽉꽉 채워져 있었는데 아침이 되니까 한산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바다에 놀러 오면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젊은 연인들을 볼 때면 수많은 로맨스 이야기가 생각나고 적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노트에 좋은 아이디어가 문득문득 생각날 때마다 끄적여 놓았다.

아마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적어둔 것들을 소설로 적어가면 서점 하나는 차릴 만큼은 될 듯하다.

그래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중에는 큰 재산이라고 이럴 때 많이 적어두는 게 좋을 거 같았다.

다른 플랫폼에서 올리던 웹소설은 전체수정을 준비 중이라 잠시 멈춰둔 상태이다.

다른 작가님의 책을 보고 가장 큰 공감이 되었던 것은 글을 쓰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이미 적어둔 글을 수정하고 빼는 것이 더 힘들다는 글이었는데 정말 그런 거 같았다. 한편에 만자를 적다 보니 10편이면 10만 자를 다시 다 둘러보고 수정하는 게 솔직히 지금도 눈앞이 캄캄하긴 했다.


5000자 기준 25편이 책 한 권 분량이라는 글을 봤는데 나는 1만 자를 썼으니 거의 책 한 권 수준을 처음부터 다시 갈아엎어야 하다 보니 눈앞이 캄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니 한 권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 시작 단계라는 생각을 하니 처음부터 시작을 잘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수정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적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줄거리부터 다시 다 수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참에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참가할 작품도 웹소설을 쓰게 되는 경험을 적는 거라 보니 이 참에 책으로나마 제대로 공부하고 조언도 얻어서 제대로 다시 시작을 해야 할 거 같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첫 작품이 될 거라 생각했던 글은 휴지통으로 들어갔지만 이걸 기회 삼아 더 좋은 글을 적을 수 있겠지?라는 각오 아닌 각오를 하게 되었다.

이번 엄마와 함께 다녀온 여행은 어지럽게 난무하던 사건들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 거 같아 뿌듯했다.

특별하게 사람들을 만난 것도 아니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도 아니지만 단지 흔한 바다 한번 보고 온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좋았다 보니 이 글을 보는 모든 독자분들도 사진을 한 번씩 보면서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해서 사진도 함께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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