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줄여라

by 행당동 살쾡이

말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동시에 말은 인간을 가장 쉽게 무너뜨린다. 한 마디 말이 사람의 인생을 세우기도 하고, 또 다른 한 마디 말이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말은 칼과 같다. 칼이 손에 쥔 사람의 의지와 성품에 따라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듯, 말 역시 입에 담은 사람의 인격에 따라 상대를 위로하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칼을 쥘 기회는 드물지만, 말을 쥘 기회는 매 순간 우리 앞에 주어진다. 그렇기에 말은 칼보다도 훨씬 더 날카롭고, 더 위험하다.




말은 칼이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육체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흔적이 옅어지지만, 말이 남긴 상처는 수십 년이 지나도 마음 깊은 곳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평생의 열등감을 낳기도 한다. 반대로 따뜻한 한마디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입술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건드리는 일이다.




말은 거울이다. 내가 내뱉는 말은 나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부드럽고 온유한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보여준다. 반대로 거칠고 비난 가득한 말은 그 마음이 얼마나 상처로 얼룩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말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본모습을 들여다본다. 동시에 말은 나 자신을 드러내는 창이 된다. 아무리 겉모습을 꾸며도, 아무리 태도를 다듬어도, 말은 결국 내면의 진실을 드러내고야 만다.




말은 부메랑이다. 내가 뱉은 말은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타인을 함부로 흉보면, 그 흉보던 기준으로 내가 평가받는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 남을 비웃으면, 그 비웃음은 언젠가 내 얼굴을 향해 돌아온다. 반대로, 남을 칭찬하면 그 칭찬은 나를 더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하고, 결국 그 기억은 나에게 선한 기운이 되어 되돌아온다. 말은 공허하게 흩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반드시 나를 향해 다시 돌아오는 메아리다.




말은 삶이다. 우리는 우리가 뱉은 말대로 살아간다. “나는 못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가두고, 결국 그 말에 걸맞은 삶을 살아간다.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끝내 그 길을 만들어 나아간다. 말은 단순한 언어의 조각이 아니라, 내 인생의 지도를 그리는 붓이다. 내가 뱉는 말은 곧 나의 인생을 빚어낸다.




그렇기에 말은 정제되어야 한다. 원석을 그대로 두면 돌덩이에 불과하지만, 정제하면 보석이 되듯, 말 역시 다듬지 않으면 흉기가 되고, 정제하면 누군가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 말을 정제한다는 것은 내 마음을 정제한다는 것과 같다. 내 마음이 정돈되지 않으면 말도 흐트러진다. 내 마음이 탐욕과 불평으로 가득하면, 내 말도 원망과 불만으로 가득해진다. 반대로 내 마음이 감사와 평화로 채워지면, 내 말은 자연스럽게 상대를 편안하게 만든다.




이제는 신중해야 한다. 아직 너는 어리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내뱉은 말이 평생의 습관을 만든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 너의 인격을 빚는다. 네가 던지는 농담이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도 있고, 네가 내뱉는 푸념이 너 자신을 가두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네가 건네는 따뜻한 말은 친구를 평생의 벗으로 만들고, 네가 뱉는 희망의 말은 너를 더 큰 세상으로 이끌어줄 수도 있다.




말은 훈련이 필요하다. 말은 생각의 열매다. 그래서 말이 변하려면 먼저 생각이 변해야 한다. 마음속에 있는 것만이 입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네가 늘 부정적인 생각만 품으면, 그 말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네가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네 말은 자연스럽게 따뜻하고 힘이 된다. 그러니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 이 말이 상대에게 어떤 울림을 남길지, 이 말이 나의 삶에 어떤 씨앗이 될지를 먼저 따져보라.




인격은 말에서 완성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격은 태도나 행동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인격은 결국 말로 증명된다. 위대한 사람은 말에서 품격이 느껴지고, 작은 사람은 말에서 그 그릇의 크기가 드러난다. 그러니 너의 인격을 높이고 싶다면, 먼저 너의 말을 높여야 한다. 남을 세우는 말을 하라.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말을 하라. 그 말이 모여서 너의 인생을 만들 것이다.




너무 많은 말은 불요하다. 세상은 말이 넘쳐난다. 인터넷에도, 교실에도, 거리에도 말은 흘러넘친다. 그러나 정작 진실하고 가치 있는 말은 드물다. 불필요한 말은 줄이고, 꼭 필요한 말만 남겨라. 말이 적다고 해서 부족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침묵이 가장 큰 지혜가 된다. 말이 적을수록 그 말은 더 무겁고, 그 무게는 사람의 마음을 더 깊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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