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내 답의 기록
매일 듣는, 여러가지의 질문 들에 답을 적어두는 포스트입니다.
밥은 먹었니? 이번 주말에는 무엇을 할거니? 요즘 어떠니? 등등등...
무엇을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고, 매일 글을 쓰고 싶어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입니다.
결혼은 일찍 한 편에 속하는 나는,
(사실 27에 했으니 따지고보면 엄청 일찍도 아닌데...)
-결혼했어요?
-네, 했어요.
-아이도 있어요?
-네, 지금 네 살이에요.
-결혼 엄청 일찍 했네요?!
하는 문답의 루틴이 거의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있다.
결혼을 일찍 하고 말고의 일이 너무나 사적인 결정이었기에
'왜그렇게 일찍했어요??'처럼 내 선택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것에는 좀 무례하다 느껴져서
대답 또한 예의바른 표정과 목소리로, 무례하게 해버린다.
'그러면 안되나요?'
'뭐 문제가 있나요?'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웃으면서.
그래도 이제 '왜그렇게 일찍 했어요??' 하는 질문에는 조금 익숙해 졌다 싶은데,
오늘의 질문은, 의도와 질문이 너무나 참신하게 별로라 기록한다.
사건의 전말은,
새로 이직한 회사의 팀장은 나이는 마흔이지만 미혼이다.
사실 이것은 내게 전혀 어떠한 감흥도 일으키지 않을 뿐더러 그가 나이 60에 미혼이라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분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본인보다 나이도 어린 직원이 결혼도 하고 애기도 키우고 있으니, 무언가 자기방어를 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그가 그렇지 않다 해도,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게 보였다.
'결혼하면 좋아요? 제 주변에서는 다 결혼 하지 말라고 막 그러던데ㅎㅎ'
'네? 아뇨 저는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요.' (애인도 없으면서...)
아무도 추천을 안해서 결혼을 안했는지 어쨌는지, 나는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허겁지겁 다음 질문이 훅..
'그래도 결혼하면 뭔가 내 시간이나 그런거 없이 같이 뭔가 해야 한다는 그런 책임감이 좀 싫지 않아요?'
"뭐, 삶이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결혼했다고 갑자기 생기나요. 그냥 사람이면 모두 자기 삶이나 가족에 책임감 갖고 살지 않나요? 저는 그런게 싫었던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가끔, 종종, 자주.
결혼과 임신, 육아, 출산에 대해서는 왜그렇게 무례한 질문들을 자유롭게 하는지 싶을 때가 있다.
처음에는 어허허허허 ... 얼버무리거나 아.. 네... 하면서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속앓이가 체질과 성격에 아주 잘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이제는 말한다. 내 답을 해준다.
아들도 하나 낳아야지~ 하는 심지어 처음보는 동네 어르신들에게는
애기 대신 키워주실래요? 하고 웃으며 물어보기도 하고
둘째 생각 없어? 하고 무작정 묻는 사람들에게도
생기면 말할게요, 그 전에는 안물어보셔도 되요. 라고.
어머, 애기가 어린이집 너무 일찍 가네~ 불쌍해서 어떻게해~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례하시네요, 엄마가 옆에 있는데 불쌍하다는 말을 하시다니요. 라고도.
질문보다
배려가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