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은 어디에
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길고 긴 터널에 홀로 갇힌 것 만 같았다.
그 터널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춥고 시린 겨울밤만이 지속됐다.
온몸이 시리도록 추웠고 마음은 꽁꽁 얼어버렸다.
무언가에 부딪혀 생긴 상처들이 하나둘 새겨졌다.
깜깜한 터널 속에서 지내온 시간은 참 힘겨웠다.
쓸쓸하고, 몽롱하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기도 했으며, 조금 아프기도 했다.
가끔은 어둠이 나를 삼켜주기를 바라면서 차가운 바닥에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기어코 나를 부르던 목소리가 있었다.
그 목소리는 나의 몸을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나를 다시금 일어나게 했다.
그 목소리를 따라 걷고 또 걷다 보면 아주 희미한 빛이 보였다.
어쩌면 곧 출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희미한 빛이 점점 더 밝아져 마침내 출구에 다다르는 상상을 했다.
드디어 추운 겨울이 끝이 나고 봄이 오려나, 곧 여름이 오려나 보다며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의 불빛은 별똥별이 되어 떨어져 내려 사라졌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나타나고 사라졌다.
점점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이 터널의 출구가 있긴 한 걸까.
거기까지 내가 갈 수 있긴 한 걸까.
의심은 커져만 갔다.
작은 불빛이 남김없이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왔을 때,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어둠이 나를 삼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터널이 무너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이곳에서 고통받고 싶지 않았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그럼에도, 시간은 흐른다.
나는 수년간 이 모든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했고
여전히 터널의 출구를 찾는 중이다.
다만, 어둠 속에서 앞을 보는 방법은
스스로 빛을 내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눈부시게 빛이 나는 사람이 되어 이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가게 되는 날이,
내게도 찾아올까.
그것이 궁금해서라도 이 시간을 버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