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모두 무서워하는 게 있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크고 위압감을 주는 것이 아닌 귀찮고 끈질긴 것에 대한 두려움, 벗어날 수 없음에 대한 갑갑함에 대한 저항감에서 온다.
그건 어렸을 적 경험이 이어질 수도 있고 트라마가 생긴 것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매년마다 겪게 되고 그게 눈에 보일 때 살아가고 생명에는 크게 지장이 없지만, 두려움을 주는 그것 모기~
이 눔의 시끼~ 딱 지난주 동네 양원역 중랑숲, <여름숲의 꿈>이라는 공연놀이 축제를 우연히 산책하면서 참관하게 되면서 늘 가던 언덕의 그 벤치에서 한숨을 돌리고 있던 차에 옆에서 오렌지색 점프수트를 입고 있는 기타리스트가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지나 앉아있는데 그날 유난히 더웠다. 플리마켓도 양원역에서 열리고 지난주는 이벤트가 다양했다. 땀을 닦으며 볼륨이 크지도 작지도 않고 잠잘 때 늦는 나지막한 명상처럼 어쩌면 그리 잔잔한 기타 연주가 좋을 수가 없었다. 토요일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곳곳에 보이는 연출자들과 공연자들이 혼합되어 한층 생기가 생겼다. 이곳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부터 들으면 알지만, 입으로 내어 놓을 수는 없는 다 알법한 음악을 기타 연주가 연습하는 게 그게 그리 듣기 좋을 수가 없었다. 홀린 듯이 듣고 있는데 스텝이 다가와서 이제 연주가 시작하니 정해진 장소로 안내해 줘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연주를 듣게 된다.
그때 그 장소의 더운 여름냄새와 자연 속에서 듣게 되는 격렬하기보다는 조용한 열정의 기타 선율에 행복감을 느끼며 나만의 루틴이 있기에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온다.
그렇게 토요일 잘 지내고 잠에 깨어보니 양쪽 다리에 한방씩 왕방울만 한 산모기에 물린 자국을 발견한다. 결국 일주일이 지나서야 겨우 흔적만을 남기고 나았지만, 일요일은 하루 종일 후끈후끈 날도 더워 몸의 체온까지 올라갔는데 열감이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익히 산모기의 위력을 알기에 엄마 생전부터 내려오는 토속치료법인 초록 모기향으로 지지듯 엄마말씀대로 모기독물이 쏙 올라오도록 지져야 한다고 내가 물리면 엄마는 분명 걱정하시는 것이겠지만, 어쩐지 굉장히 집중하고 어떨 때는 신나 보이실 정도로 2~3번의 시술을 통해 신기하게 물린 그 부위가 유독 올라오고 그게 물집처럼 생겨 톡 터지면 게임 오버~
근데 나는 그 향이 너무 부담스럽고 지지는 것도 참을성이 그리 있지 않아 몇 번 하다가 괜찮겠지 싶어 그 만 두기를 여러 차례 엄마가 나서 악~소리를 몇 번을 내어야 산모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는 그런 엄마가 계시지 않은지 올해로 3년 모기가 물리면 모기향도 없지만, 그 시술을 혼자서 하는 내가 그리 처량할 수가 없다. 옆에서 대단한 의료시술을 하던 엄마가 안 계시니 그것도 흥이 안 난다.피가 단것인지 단 걸 좋아해서 그런지 모기에 취약한 사람치고 가지고 있는 것은 몇 해 전 선물해 준 전기 모기채만이 상시 대기 중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 집은 벽색이 화이트이고 밝아 모기가 눈에 잘 보인다는 게 나에게는 작은 위안이 된다. 자다가도 왜 귓속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엥~"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면 자다가도 눈이 번쩍 뜨이고 바로 불을 켜고 그 모기 시키를 잡아야지만 잠을 잘 수 있다.모기도 답답한 것이 그 소리가 없으면 본인이 모정에 혈액수집을 하고 가면 잡힐 일도 덜할 터인데 꼭 '엥~'하는 소리를 내니 나도 잡을 수밖에 없다. 아주 모기와 초파리는 날 너무 힘들게 한다규~
친한 언니는 예전 레이스슬립온을 신고 있다가 된 통 혼나서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나았다고 해서 대단하다 했는데 이번에 물린 산모기는 너무 빨개지고 딱딱해져서 정말 살이 썩는 줄 알았다. 물론 내가 좀 엄살이 집안내력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무서울 정도로 부어오른 부위를 보니 약국에 버물디나 사야겠다 싶어 나선 길에 인터넷에서 본 "스키터 증후군"이 떠올라 평소 발톱무좀으로 다니는 이지함 피부과에 원장님께 진찰받으러 들어갔더니 쓱 쳐다보시더니 "음~약 일주일 분드릴게요!" "예~ 그리 오래 걸리나요?" "두고 또 필요하실 때 바르고 복용하세요~" 일명 모기 알레르기라는 것인데 유달리 물린 자국이 딱딱해지고 부어오르면 일반인 보다 모기에 취약한 거라고 한다. 모기 물린 거에 무슨 약을 먹고 병원을 가나 싶으신 분들 저처럼 고생하셨던 분들은 약간 귀찮더라도 한 번은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