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는 동반자, Claude는 자동화
AI는 이제 우리 삶 속으로 깊이 스며들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전문가의 도구’라는 한 줄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휴대폰을 열 때 챗봇을 부르고, 보고서를 다듬거나, 요리를 고민하거나, 진로 상담을 받는 일상이 되었다. OpenAI의 ChatGPT 이용 분석과 Anthropic의 Claude Economic Index라는 두 보고서는, AI가 우리의 삶 속으로 얼마나 천천히 그러나 깊게 스며들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1. 변화의 실체: 나와 당신의 일상 속 AI
먼저, ChatGPT의 이용 패턴을 떠올려보자. 많은 사람들이 AI를 떠올릴 때 “회사에서 반복적인 일을 대신해주는 도구”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만이 아니다. OpenAI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6월까지만 해도 전체 대화 중 절반 가까이가 업무 관련이었는데, 2025년 6월이 되자 그 비율은 27%로 떨어졌다. 반대로, 개인 학습, 생활 조언, 글쓰기와 같은 비업무적 대화가 급격히 늘었다. 하루 평균 메시지 수 또한 4억 5천만 건에서 26억 건으로 폭증했다는 사실이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즉, ChatGPT는 점점 ‘일상의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 AI는 생성 AI로 빠르게 발전했다. 단순히 답변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글쓰기·데이터 분석·이미지 생성 등 활용의 폭과 깊이가 전례 없이 확장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기능을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출판한 『아시아의 경제발전과 과제』를 저술하면서도, 이러한 생성 AI의 가능성을 직접 경험했다. 중국의 첨단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 동향과 최근 금융현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때, 그리고 아시아 주요국의 농업 구조를 비교 연구할 때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해석 능력과 자료 가공 능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
OpenAI 연구진은 사용자들이 AI와 소통할 때, 이를 질문(정보나 조언 요청), 실행(텍스트 작성이나 작업 수행), 표현(의견 혹은 감정 공유)의 세 갈래로 나누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절반 가까운 상호작용이 여전히 질문에 해당했다. 다만, 특히 업무 맥락에서는 “글을 처음부터 써줘”라는 요구보다는 “내가 쓴 글을 다듬거나 교정해줘”라는 요청이 더 많았다. 이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이는 AI를 창작자가 아닌, ‘편집자’로 삼고자 하는 인간의 지혜가 돋보이는 순간이다.
2. Claude: 자동화의 손길, 확장의 울림
한편, Claude의 이용 방식은 조금 다르다. Anthropic 보고서에 따르면, Claude는 ‘자동화(Automation)’와 ‘확장(Augmentation)’이라는 두 가지 큰 축에서 활용된다. 자동화란 최소한의 지시만으로 AI에게 일을 완전히 맡기는 방식이고, 확장은 인간과 AI가 함께, 반복하고 검증하는 협업의 방식이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화 쪽의 비중이 많이 커졌다. 특히 기업에서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Claude에게 작업을 맡기는 방식—즉, API를 활용한 자동화—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Claude는 점점 ‘지시하면 대신 처리해 주는 비서형 AI’의 역할을 더 자주 맡고 있다.
3. 사용자, 지역, 그리고 신뢰의 결
이 두 모델의 차이는 단지 사용 방식만의 차이가 아니다. 사용자 집단과 지역에서도 그 차이가 선명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ChatGPT는 이제 주 이용자가 여성으로 전환되었고, 26세 미만의 젊은 층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다. 반면 Claude는 미국·이스라엘 등 특정 지역에서 특히 사용률이 높고, 코딩 중심의 전문가적 활용이 두드러진다. 이 격차는 단순한 호불호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접근성과 불평등의 문제다. 전기가 모든 집에 보급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던 것처럼, AI 역시 기술적 접근, 교육 환경, 자본의 유무에 따라 삶 속에 자리 잡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4. 동반자인가, 자동화된 대리인인가?
이제 우리는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 “AI를 단순한 도구로만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동반자로 삼을 것인가?”
ChatGPT의 사례는 우리에게, 인간이 스스로 사고하고 글을 쓰되, AI에게는 교정과 조언을 맡기는 협력의 길을 제시한다. 이는 마치 작가가 스스로 문장을 고르고 어조를 느끼면서도, 편집자의 세심한 손길을 거치는 과정 같다. 반대로 Claude의 사례는 반복적이고 복잡한 업무를 과감히 위임하는 방식—자동화된 대리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5. 균형, 그리고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들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일상 속에서는 AI를 친구처럼 쓰지만, 업무에서는 확실한 자동화를 맡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들도 주의해야 한다.
-누가 이 기술에 더 쉽게 접근하는가?
-누가 소외되는가?
-자동화가 인간의 창의성과 사유를 잠식하지는 않는가?
필자는 정기 구독하고 있는 ChatGPT를 주로 활용하면서, Claude와 노트북 기반 언어 모델(LM)을 보완적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다. 각각의 AI가 가진 강점이 달라, 협력적으로 활용할 때 더 큰 효과가 나타난다. 전기가 어느 집에나 들어오기까지 걸린 시간만큼, AI 역시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닿는 데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기술만이 아닌, 인간됨을 놓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결론
AI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우리의 삶을 함께 써 내려가는 보편적 파트너다. 다만 그 파트너십의 모습이 무엇이 될지는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편집자형 조언자가 될 것인가, 자동화된 대리인이 될 것인가. 혹은 그 두 모습 사이를 넘나드는 어느 지점일까.
기술의 손길이 가벼워지는 곳에, 우리의 사유와 감정도 함께 깃들어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Betters Picaro, E. (2025, September 15). How people actually use ChatGPT vs Claude – and what the differences tell us. ZDNET. Retrieved from https://www.zdnet.com/article/how-people-actually-use-chatgpt-vs-claude-and-what-the-differences-te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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