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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앞에 선 인간의 책임

인간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by 이천우

AI 앞에 선 인간의 책임



요즘 나는 매일 아침, AI와 함께 하루를 연다.
두유에 콘프레이크를 말아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책상에 앉아 자료를 찾고, 조용히 글을 쓴다.

AI는 어느새 나의 조용한 동반자가 되었다.
글의 구조를 잡아주고, 어색한 표현을 다듬어주며,
마치 오래된 조력자처럼 침착하게 응답한다.

놀랍고, 또 매우 편리하다.
그러나 이 익숙함 속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물음이 있다.

“우리는 이 기술 앞에서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가?”


AI는 이제 인간을 빠르게 닮아가고 있다.
말을 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정보를 요약한다.
심지어 감정을 흉내 내며 위로의 말까지 건넨다.

처음엔 신기했고, 곧 편리해졌으며,
이젠 조금 두렵기도 하다.

기술이 우리를 닮아갈수록,
우리는 기술과의 경계를 어떻게 지켜야 할까?

기술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그 사용을 선택하는 인간의 윤리적 무게는 더욱 커진다.


신학을 공부하던 시절,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를 배웠다.
전능하지 않기에, 겸손히 묻고 조심스레 다가가야 한다는 것.
그 배움은 지금의 AI 활용에도 깊이 연결된다.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보다,
우리가 무엇을 허락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경계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생성형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이제는 판단과 맥락, 책임과 감수성을 요구하는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AI를 통해 지식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정보의 진실성,
언어의 뉘앙스, 맥락의 적절성,
그리고 그 사용이 미칠 영향까지
점검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는 답을 줄 수 있지만,
그 답이 어떤 삶을 향해 있는지는 우리가 판단해야 한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말했다.

“악은 거창하지 않다.
생각 없이 행한 평범한 행위 속에서 시작된다.”


기술이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가 중립적인 척하면서
우리의 무의식적 선택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AI는 그저 응답할 뿐이다.
그러나 그 입력이 편향되었는지,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혹은 거짓을 확산시키는 건 아닌지,
그 모든 걸 생각하는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빠르고 편리한 답변에 안주하지 말고,
그 방향과 의미를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나는 AI의 도움을 받으며 글을 쓴다.
그러나 문장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내 마음이며,
그 글에 온기를 불어넣는 일은 나의 책임이다.

기술은 매 순간 진보하지만,
그 진보가 인간을 잊게 해선 안 된다.

우리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는 한,
기술은 우리의 도구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성찰의 무게는 지금 이 순간,
AI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어깨 위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 무게를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는 기술 시대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그 도구로 무엇을 들여다보는가는
깨어 있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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