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 뒤의 어둠

보안의 중요성

by 이천우

편리함 뒤의 어둠


노년세대일수록 보안의 중요성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거나 음성으로 묻기만 해도 순식간에 원하는 답이 돌아옵니다. 분명 이전 세대가 상상하지 못했던 편리함이지만,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보안(Security) 문제입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해킹, 악성코드, 보이스피싱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기술과 함께 점점 더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몇 해 전 직접 PC 해킹 사건을 겪으면서 그 심각성을 체감했습니다. 일상의 기록과 소중한 자료가 담긴 컴퓨터가 순식간에 낯선 이의 손에 넘어간 듯한 경험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1년 전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관세청입니다”라는 전화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았다가 교묘하게 설계된 보이스피싱에 당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큰 경제적 피해는 피했지만, 그로 인해 생긴 정신적 상처와 불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낯선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는 단 한 통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필자의 노트북 화면에는 갑자기 ‘직장, 사용자1, 사용자2’라는 낯선 계정이 나타나 로그인 하라는 요구를 띄웠습니다. 이를 무시하자 노트북이 이상하게 작동하기 시작했고, 당황한 마음에 아내와 함께 계정들을 지운 뒤에야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에 능숙한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을 때 그는 즉시 보안점검을 권했고, 실제로 검사해 보니 하나의 악성코드(Malware)가 숨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계정 생성이 아니라 내 PC를 무너뜨리려는 치명적 침입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잇따른 사건을 겪으면서 필자는 “인간은 본래 선하다”는 오랜 신념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정보화 사회의 가면 뒤에는 선량한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이들이 버젓이 존재하며, 그들의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합니다. 특히 디지털 취약계층인 노년 세대에게는 이러한 공격이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기술 앞에서, 노년층은 무력감을 느낍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라는 자책, 혹은 "이제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이 점점 일상을 잠식합니다. 필자 역시 같은 세대로서, 이 고통을 결코 남의 일로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내가 겪은 아픔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방패가 되기를, 나의 실수가 누군가에겐 예방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보안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습관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업데이트 알림이 뜰 때마다 귀찮다고 미루지 말고 실행하면, 이는 곧 도둑이 들어올 수 있는 허술한 창문을 막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사람에게 예방주사가 필요하듯이 컴퓨터에도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악성코드를 자동으로 검사하고 차단해 줍니다. 나아가 비밀번호를 단순하게 설정하기보다는 대문자와 소문자, 숫자와 기호를 섞어 8자 이상 만들면 훨씬 더 안전한 자물쇠를 거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에 이중 인증을 추가하면 마치 대문과 현관문을 모두 잠그는 것과 같아서, 누군가 몰래 계정에 들어오는 것을 확실히 막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르는 번호에서 걸려 온 전화, 링크가 달린 문자,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을 열지 않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이는 낯선 사람이 집 문을 두드릴 때 함부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가족사진이나 중요한 문서를 외장 USB나 클라우드에 한 번 더 저장해 둔다면, 기기가 고장 나거나 해킹당하더라도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보안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생활의 지혜와도 같습니다. 작은 습관이 쌓이면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보안 문제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윤리와 사회적 안전망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쉽게 악성 프로그램을 퍼뜨리고, 전화 한 통으로 사람을 속이는 세상에서 개인의 힘만으로는 방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보안 교육 프로그램과 전용 PC 서비스센터가 필요합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수리를 넘어, 피싱 문자 구별법, 보안점검 방법, 안전한 비밀번호 설정법 등을 알려주어 심리적·기술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위험을 외면하지 않고, 취약한 이웃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한 노력이야말로 정보화 사회의 어둠을 조금이라도 밝히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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