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몰트의 세계: 하이랜드 위스키 입문 가이드

하이랜드 위스키 10선: 풍미와 전통의 여정

by 물깊은

하이랜드 위스키의 매력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크게 여섯 개의 주요 생산 지역(스페이사이드(Speyside)와 로우랜드(Lowland), 아일러(Islay) 등)으로 나뉜다. 그 중 하이랜드 위스키(Highland Whisky)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넓은 지역에서 생산되며, 다양한 풍미와 개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 특색 있는 풍미

하이랜드 위스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다양성이다.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부터 묵직하고 스모키한 스타일까지, 한 지역 안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다른 개성의 위스키를 만나볼 수 있다.

동부: 글렌드로낙(GlenDronach)과 같이 묵직하고 깊은 풍미

서부: 오반(Oban)과 같은 피트(이탄) 향이 느껴지는 강렬한 위스키

남부: 애버펠디(Aberfeldy)처럼 가볍고 과일 향이 풍부한 위스키

북부: 달모어(The Dalmore)와 같이 풍부한 바디감과 달콤한 특성을 지진 싱글 몰트 위스키

img.png 스코티시 하이랜드 위스키 지역별 브랜드 (이미지 출처: Wineware)


스카치 위스키 속 하이랜드의 특별함

스카치 위스키 전체와 비교했을 때, 하이랜드 위스키는 아일러 위스키보다 부드러운 편이며, 풀, 꿀, 과일의 은은한 향과 계피향의 스파이시함이 느껴진다. 한때 같은 지역으로 분류되었던 인접한 스페이사이드 위스키와 비슷한 풍미를 보이기도 한다.


하이랜드 위스키 역사

위스키 제조의 역사는 하이랜드 지역에서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94년 스코틀랜드 왕실 기록에 이미 위스키 제조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는 15세기부터 위스키 제조 기술이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1725년 영국 정부의 높은 세금으로 인해 많은 소규모 양조장이 불법 생산으로 전환했다. 하이랜드 지역은 험준한 지형은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에 완벽한 환경이었고, 이로 인해 '밀수꾼(smuggler)' 문화가 발달했으며, 이들은 '문샤인(Moonshine)' 또는 '달빛 치기(Moon Shiner)'으로 불리기도 했다.

1823년 주세법 개정으로 합법적 증류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이랜드 위스키 전통이 확립되었다.




하이랜드 지역은 많은 증류소와 브랜드가 존재하는 위스키 보물창고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하이랜드 위스키 10개를 소개한다.


하이랜드 위스키 브랜드 10선

1. 글렌모렌지(Glenmorangie)

부드럽고 섬세한 맛, 바닐라와 감귤류 향이 특징

오크통 관리에 정성을 쏟으며, 다양한 오크통 숙성 시리즈로 독창적인 풍미 제공

1843년 농부 윌리엄 매터슨(William Matheson)과 아내 앤(Anne)이 소박하게 설립한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싱글 몰트 위스키 중 하나를 생산하고 있다. '글렌모렌지'는 게일(Gaelic)어로 '평안한 계곡(Valley of Tranquility)'을 의미하며, 지역과 자연 환경의 특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위스키다.

'Distillers of Tain'이라고 불리는 지역 장인들이 몇 세대에 걸쳐 글렌모렌지 브랜드를 계승하고 있으며, 175년 이상의 숙련된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높은 증류기를 보유하고 있어, 매우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렌모렌지는 오크통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모든 위스키는 미국 미주리주 오자크(Ozark) 산맥에서 직접 관리하는 화이트 오크로 제작된 최고급 캐스크에서 숙성된다. 같은 통을 두 번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부드럽고 깊은 맛을 유지하며, 오렌지, 꿀, 몰트, 건과일과 같은 가벼운 풍미를 띤다.


글렌모렌지 추천 위스키:

img.jpg


글렌모렌지 '퀸타 루반' 14년산(GLENMORANGIE 'Quinta Ruban' 14 Year Old Port Finish Single Highland Malt Whisky Bottle (70cl) 46% abv):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 후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마무리하여 글렌모렌지에서 가장 독특한 위스키 중 하나로 꼽힌다. 페퍼민트와 다크 초콜릿이 어우러진 깊고 풍부한 풍미를 자랑하며, 월넛, 블랙 페퍼, 만다린 오렌지, 마시멜로, 다크 초콜릿, 민트 노트가 느껴진다. 병입 도수는 46% ABV로, 눈 내리는 겨울밤, 크리스마스 푸딩과 함께 즐기기 좋은 위스키.

글렌모렌지 '숲의 이야기'(GLENMORANGIE 'A Tale of the Forest' Botanical Barley Kilned Highland Single Malt Scotch Whisky Bottle (70cl) 46% abv): 숲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인 위스키로, 주니퍼 열매, 자작나무 껍질, 헤더 꽃, 약간의 토탄을 보리에 더해 증류하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쓴 오렌지와 유칼립투스의 신선한 숲 향기, 부드러운 오크 피니시가 특징이다. 진과 아니스 리큐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




달모어(The Dalmore)

진한 과일 향, 초콜릿, 커피 노트가 특징

셰리 오크통 숙성을 통해 깊고 풍부한 맛 제공

img.jpg (이미지 출처: The Whisky Shop)

달모어의 로고인 사슴 문양은 1263년, 스코틀랜드 왕을 구한 맥켄지 가문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맥켄지 가문의 대장 콜린(Colin of Kintail)이 알렉산더 3세 왕을 달려오는 사슴으로부터 구해주었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12개의 뿔을 가진 왕실 사슴 문양을 문장으로 사용할 권리를 부여받았다. 1839년 상인 알렉산더 마테슨(Matheson)에 의해 달모어 증류소가 설립되었으며, 1867년 맥켄지(MacKenzie) 가문의 후손이 이를 인수하면서 사슴 문양이 브랜드 상징이 되었다.


달모어는 캐스크 선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50년 이상 증류소에서 근무한 마스터 디스틸러 리처드 패터슨(Richard Paterson)이 직접 오크통을 선별한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초콜릿 오렌지, 아몬드, 토피 같은 깊고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오반(Oban)

해안가 지역에서 생산되어 바닷바람과 피트 향이 느껴지는 밸런스 좋은 위스키

중간 정도의 바디감과 오렌지, 꿀, 스파이스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짐

오반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중 하나이자, 가장 작은 규모의 증류소 중 하나다. 1793년, 스티븐슨 형제(Hugh & John Stevenson)가 헤브라이드 섬(Hebrides Island) 인근에 설립했으며, 20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번도 확장하거나 이전하지 않고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단 7명의 숙련된 장인들이 위스키를 생산하며, 이를 통해 정교한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

오반 위스키는 바다 소금, 스모키함, 오렌지, 꿀과 같은 해양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글렌드로낙(GlenDronach)

건포도, 다크 초콜릿, 크리스마스 케이크, 무화과, 호두 풍미

스페인 안달루시아 올로로소(Oloroso) 셰리 캐스크 숙성으로 달콤하고 진한 풍미

1826년 설립된 글렌드로낙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먼저 합법적 라이센스를 받은 증류소 중 하나로,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는 증류소로도 유명하다. 1920년에는 글렌피딕 창립자 아들, 찰스 그란트(Charles Grant)가 인수한 바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마스터 블렌더인 레이첼 바리(Rachel Barrie)의 존재다. 스카치 위스키 리서치 협회와 여러 증류소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올해의 마스터 블렌더로 선정되었고, 위스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첫 여성 스코틀랜드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2024년 주류상회Be 위스키 판매 순위를 기준으로 글렌드로낙 12년이 다섯 번째로 인기 있는 위스키로 선정된 바 있다.

(내용 출처: '2024년 한국서 가장 많이 팔린 위스키' 2위는 맥캘란 12년 더블 캐스크, 1위는...2025-02-06)




로크 로몬드(Loch Lomond)

과일, 피트, 몰트 비스킷, 스모크 풍미

독특한 원통형 넥을 가진 증류기로 다양한 풍미 구현

로크 로몬드 증류소는 독특한 증류 방식 덕분에 차별화된 풍미를 지닌다. 일반적인 몰트 증류기와 달리, 실린더형 넥을 가지고 있으며, 내부에 특수 증류 트레이를 장착하고 있어 알코올 증기가 더 넓은 표면과 접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특정한 풍미 노트를 선택적으로 포착하고 강조할 수 있어, 보다 다채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로크 로몬드 추천 위스키:

12년산이 시그니처다. 사과, 배, 레몬 시트러스 풍미와 오크 숙성에서 오는 꿀의 달콤함. 부드러운 스모키함이 특징이다.




페터케언(Fettercairn)

보리, 바닐라, 열대 과일, 과수원 과일 풍미

독특한 냉각 링을 장착한 증류기 사용해 신선한 맛 강조

1824년 알렉산더 램지(Sir Alexander Ramsay)에 의해 설립된 페터케언은 ‘산의 기슭(foot of the mountain)’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숲과 계곡에 둘러싸여 있다. 산속 맑은 물을 활용하여 증류기에 장착된 냉각 링을 통해 깨끗하고 신선한 맛을 강조한다.




딘스턴(Deanston)

꿀, 몰트, 헤더꽃 풍미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담은 핸드메이드 위스키

딘스턴은 스코틀랜드 유일의 전기 자립형 증류소로, 18세기 직조 창고를 개조해 1965년 설립되었다.


딘스턴 추천 위스키:

딘스턴 12년 산(DEANSTON 12 Year Old Highland Single Malt Scotch Whisky Bottle (70cl) 46.3% abv): 딘스턴 몰트의 전형적인 특징인 몰트 시리얼과 크리미 한 토피, 바닐라, 클로브의 풍미가 특징이다. 46.3%의 도수로 입안에서 따뜻하고 둥근 느낌을 선사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술.




글렌고인(Glengoyne)

스페인 & 미국 오크 캐스크 숙성으로 과일, 클로브, 토피 향 어우러짐

시간을 중시하는 증류 방식

하이랜드와 로우랜드 경계에 위치한 글렌고인은 피트를 사용하지 않고 천천히 발효 및 증류한다.


글렌고인 추천 위스키:

글렌고인 10년 산(GLENGOYNE 10 Year Old Single Highland Malt Whisky Bottle (70cl) 40% abv): 신선한 그린애플, 토피, 견과류와 리코리스, 팝콘 아로마와 단맛을 선사한다. 가성비 좋은 위스키.




애버펠디(Aberfeldy)

몰트, 꿀, 크림, 토피의 달콤한

금 성분이 포함된 깨끗한 물로 증류

애버펠디는 몰트, 꿀, 크림, 토피의 달콤한 풍미로 유명하다. 며, 미세한 금 성분이 함유된 물을 사용되는 물에는 미세한 금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신의 연못(The pool of the water god)이라 불리는 피틸리 번(The Pitilie Burn)에서 공급되는 물은 깨끗하고 신선하며, 미세한 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랜드 파크

헤더, 스모크, 꿀, 오렌지 풍미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숙성으로 깊고 풍부한 맛

스코틀랜드 최북단의 증류소인 하이랜드 파크는 오크니 제도의 거친 자연 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위스키를 생산한다. 지역에서 채취한 피트를 사용하며, 피트 속의 헤더 함량이 높아 독특한 스모키함과 허브 향을 지닌다. 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증류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으며, 전통적 방식 그대로 위스키를 만든다. '하이랜드 파크'라는 이름은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지역이 아니라, 증류소가 세워진 '하이 파크(High Park)'에서 유래했다.



주요 내용 출처:

Best Highland Whiskies by Charlotte Whitenstall

Top 10 Highland Whiskies written and chosen by Oliver Pinel - Gorey Shop Manage




초심자를 위한 하이랜드 위스키 선택 팁

오크 캐스크의 마법

위스키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하나는 바로 숙성에 사용되는 오크 캐스크다.

스페인 오크(셰리 오크): 과일, 스파이스 풍미 추가

미국 오크(버번 캐스크): 바닐라, 캐러멜, 오크 향 강조

글렌고인과 글렌드로낙 같은 증류소는 캐스크를 신중히 선택해 위스키 풍미를 더욱 깊고 복합적으로 만든다. 개인적으로도 그래서 캐스크를 살펴보는 편이다.



하이랜드 위스키는 위스키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스페이사이드 위스키만큼 한국에 대중적으로 알려지진 않은 것 같다. 글렌모렌지, 달모어 같은 하이랜드 위스키도 한 번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