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푸이 퓌세 Pouilly-Fuissé)
얼마 전, 소소하게 축하받을 일이 생겨 선물 받은 와인이다.
Luzy-Macarez, Grand Vin De Brougogne, Pouilly-Fuissé, 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Premier Cru, 2022...
즉, 부르고뉴 화이트 프리미에 크뤼 와인이다!
부르고뉴 와인을 좋아하는 내 취향을 알기도 했고, 레드 와인을 마시면 다음 날 컨디션에 영향을 줄 때가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을 고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르고뉴 하면 보통 레드 와인이 떠오르지만, 화이트 와인을 선택.
축하의 의미는 담지만, 너무 과하지 않도록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를 선택했고,
단순한 맛보다 복합적인 풍미와 긴 여운을 있고 묵직한 바디감을 선호하는 내 취향,
2022년 부르고뉴 빈티지가 괜찮았다는 내 말을 스쳐 지나가지 않고 기억해 준 센스까지.
와인샵 직원과 위 정보를 토대로 엄청난 논의 끝에 신중하게 골라왔다고 한다.
가격은 영국 기준 약 50파운드(약 10만 원)를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인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바로 라벨이다. 그래서 라벨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좋은 와인을 고르는 첫걸음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특히 부르고뉴 와인은 복잡한 등급과 지역명이 어우러져 있어 이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선물로 받은 와인을 통해 부르고뉴 와인 라벨 해석법부터, 푸이 퓌세(Pouilly-Fuissé)의 지역 특성과 양조장 이야기, 그리고 와인의 풍미와 어울리는 음식까지 살펴볼 예정이다.
부르고뉴(Bourgogne) 와인 라벨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구성된다:
생산자명: 와인을 만든 도메인(Domaine) 또는 네고시앙(Négociant) 이름이 표시된다. 내가 맛본 와인은 뤼지-마카레(Luzy-Macarez) 양조장에서 빚어졌다.
등급(Appellation): 부르고뉴 와인은 명확한 등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역(AOC) 와인: Bourgogne AOC 같은 넓은 지역명 사용
빌라주(Village) 와인: 특정 마을 이름 표기 (예: Pouilly-Fuissé)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우수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와인
그랑 크뤼(Grand Cru): 최고급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
빈티지(Vintage): 와인이 만들어진 해를 의미한다.
기타 정보: 생산 방식, 숙성 과정 등이 기재되기도 한다.
Les Vins, Luzy-Macarez, Grand Vin De Bourgogne, Pouilly-Fuissé, 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Premier Cru, 2022
이 라벨의 정보를 하나씩 살펴보면,
Les Vins → "와인" (복수형)
Luzy-Macarez → "뤼지-마카레즈" (생산자 이름)
Grand Vin De Bourgogne → "부르고뉴의 우아한 와인" (고품질 부르고뉴 와인 의미)
(마을) Pouilly-Fuissé → "푸이-퓌세" (부르고뉴 남부 마코네(Mâconnais) 지역의 유명 화이트 와인 산지)
(등급) 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 "원산지 보호 명칭 (AOP)" (프랑스의 지역 특산품 보호 제도)
(등급) Premier Cru → "프리미에 크뤼" (고품질 특정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 등급)
(빈티지) 2022: 와인 생산 연도
즉, 이 와인은 부르고뉴 지역 Luzy-Macarez 와이너리에서 빚어낸, 푸이 퓌세(Pouilly-Fuissé) AOP 등급의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화이트 와인이다.
푸이 퓌세 산지를 이해하기 위해 부르고뉴 지역부터 살펴보려 한다.
부르고뉴는 크게 5개의 주요 와인 산지로 나뉜다. 북쪽에서부터 살펴보면:
샤블리(Chablis) - 오직 샤르도네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
코트 도르(The Cote d'Or) - 레드와 화이트 모두 생산(부르고뉴의 심장부!)
코트 샤로네즈(The Cote Chalonnaise) - 레드/화이트 와인, 가성비가 좋음
마코네(The Maconnais) - 주로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
보졸레(Beaujolais) - 가메(Gamay) 품종의 레드 와인이 주류 세로로 긴 형태의 부르고뉴에서 맨 남쪽에 마코네 지역이 위치한다
푸이 퓌세는 부르고뉴 남부 마코네(Mâconnais) 지역에 자리한 명성 높은 화이트 와인 산지다. 종종 '푸이(Pouilly)'로 짧게 불리기도 한다. 이곳은 부르고뉴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를 지니며, 부르고뉴의 화이트 와인하면 떠오르는 대표 포도 품종, 샤르도네(Chardonnay)로 미네랄이 풍부한 와인을 생산한다. 푸이 퓌세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샤르도네 와인 중에서도 특히 풍부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즉, 화이트 와인이지만 입 안에서 묵직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레드와인의 풀바디 와인만큼 묵직하지는 않다. 상쾌하고 시트러시하고 기분 좋음이 느껴지지만, 바디감 역시 살짝 있다고 하면 좋을 것 같다.) 푸이 퓌세 생산 와인은 부르고뉴 타 지역 와인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찾아보면 샤샤뉴 몽라셰(Chassagne Montrachet)나 뫼르소(Meursault)와 견주어도 좋을 만큼 훌륭한 와인들이 많다.
토양: 석회암과 점토질이 혼합된 토양으로 와인에 복합적인 미네랄 풍미를 선사한다.
기후: 비교적 따뜻한 대륙성 기후로 인해 과일향이 풍부하게 발달한다.
Premier Cru 등급: 2020년부터 우수 포도밭들이 Premier Cru로 격상되어 더 높은 품질의 와인이 탄생하고 있다.
푸이 퓌세 와인은 고급스러운 샤르도네의 특징을 온전히 담아낸 와인으로, 다음과 같은 맛과 향을 품고 있다:
색상: 따뜻한 황금빛 색조.
향: 잘 익은 사과, 배, 복숭아의 과일향과 함께 섬세한 바닐라, 구운 아몬드, 꽃 향기, 토피
맛: 크리미 하면서도 생기 있는 산도, 부드러운 질감과 긴 여운
숙성 가능성: 보통 5~10년 정도 숙성하며 깊이를 더한다
뤼지 마카레즈 와이너리는 부르고뉴의 전통 양조 기술을 계승하면서도 마코네 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양조장이다. 소규모 생산과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우아하고 균형 잡힌 샤르도네 와인을 선보인다.
마코네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에서 셀러 마스터로 오랜 경험을 쌓은 리처드 뤼지(Richard Luzy)는 어린 시절 친구 프랑수아 마카레즈(François Macarez)와 함께 자신만의 와이너리를 시작했다. 포도밭은 1억 6천만 년 전 화석화된 산호층에서 형성된 솔뤼트레 바위(Rock of Solutré) 근처 경사면에 위치하며, 이곳은 로마 시대부터 포도 재배가 이어져 온 역사적인 터전이다.
이 와인은 영국 런던의 '험블 그레이프(Humble Grape)라는 숍에서 구매했다고 한다. 이곳은 런던의 레스토랑이자 와인바인데, 실제로 가보면 수준 높은 와인 셀렉션도 많을뿐더러, 와인 한 잔 하기에 정말 좋은 음식(플래터, 스몰 플레이트 등)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추천!) 소규모 가족 경영을 하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고 유기농 생산하는 전 세계 와이너리로부터 직접 와인을 조달하는 편이다. 뤼지 마카레즈 와인도 소규모 생산하는 와인이다 보니 마트 등에서 쉽게 찾아보기는 어렵기는 하다.
푸이 퓌세 부르고뉴 남부의 최고급 화이트 와인 중 하나여서 그런지 참 우아한 맛을 보여줬다. (이 와인은 프리미에 크뤼 등급이다.) 이 뤼지 마카레즈 와인은 신선한 첫인상과 함께 레몬, 그린애플 같은 과일향이 풍부하면서도 (열대과일 맛은 전혀 아니다), 클래식한 샤르도네의 매력인 버터 같은 오크 향과 풍성하고 복합적이고 조화로운 풍미를 모두 즐길 수 있었다. 꿀과 견과류의 은은한 뉘앙스도 느껴지면서 드라이하게 깔끔한 마무리. 화이트 와인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묵직한 바디감이 인상적이었다. Luzy-Macarez 와이너리의 이 와인은 음식과의 조화도 탁월한데, 안주 하나 없이 와인만 마셔도 충분히 완성도 있고 좋았다. 그래도 캐슈 등 견과류 정도 같이 가볍게 곁들여도 재미있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처럼 푸이 퓌세도 해산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특히 새우 요리와 함께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해산물: 가리비, 생굴, 랍스터, 새우 요리
가금류: 크림소스를 곁들인 닭고기 요리
치즈: 숙성된 샤브르(염소 치즈)나 콩테 치즈
크림 파스타와도 완벽한 궁합!
결론은... 또 마시고 싶다! 정말 저렴한 와인은 아니지만, 또 이 가격에 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도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https://sereneuk.tistory.com/entry/Pouilly-Fuisse [물깊은 님의 블로그: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