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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한조각 Mar 02. 2024

초졸 검정고시 후 중학교 진학하는 방법은?

학교밖 청소년은 진짜 바깥청소년이군요.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교과서를 받는다. 학년이 바뀌기 전 12월쯤이 되면 그다음 해 교과서 신청을 하게 된다. 신청자에 한해서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등록되어있는 초등학교에서 안내 문자가 왔을 때 잘 살펴야 한다.


수령신청기간도 짧고 교과서 수령기간도 짧다.

단 이틀.


아이 셋 모두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혹시 일반 학교로 돌아갈 때를 위해 진도 체크용으로, 수업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보충용으로 교과서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 년에 두 번, 꼭 교과서를 받으러 간다.



이제 큰아이가 6학년.

중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이다.  교과서를 찾으러 간 김에 물어보았다.


선생님, 아이가 일반 중학교 진학하려면
원서 작성해야 하지 않나요?
그것은 어디서 어떻게 하면 될까요?


나의 질문에 선생님의 눈동자는 사정없이 흔들렸다.


학교에서는 정원 외 관리하는 학생들한테 따로 연락 가거나 해주는 것이 없어요.
원서 작성도 교육청에 가서 하셔야 해요.
거기에 물어보세요.


아니? 정원 외 관리하는 학생(대안학교에 다니거나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에게 원서 작성하는 시점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알아서 교육청 홈페이지 들어가서 공지사항을 봐야 한다고?


그럼,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중학교에 진학이 늦어지는 것인가? 워킹맘인 나는 매번 들여다보고 하는 것이 어려워서 지나버리는 것이 많은데 이를 어쩐다? 알람을 수십 개 맞춰놓고 교육청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교육지원청에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가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일반 중학교 진학할 시에 원서 작성을 해야 하잖아요. 그것은 어디서 하고 언제 그 내용을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중학교 과정도 대안학교로 간다고 하면
그때 제가 준비해야 할 서류나 절차가 있을까요?


교육지원청에 있는 분들은 친절하다. 다만, 자기 업무가 아닐 때가 많아서 전화기를 많이 돌린다.


아 네, 제가 담당자가 아니라 담당자분 바꿔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똑같은 질문하기를 네 번.

처음 전화를 돌려준 후 세 번의 통화를 더 했다. 이런 것을 핑퐁이라고 하던데.


네 번째 전화를 돌려서 다른 분이 받았을 때, 이번이 네 번째 통화고 같은 질문을 네 번째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죄송해하면서 다시 한번 얘기해 주기를 바랐다.


친절히 말하시니 녹음기 틀은 것처럼 똑같이 질문을 했다. 그 주사님은 정말 미안해하면서 진짜 담당자의 직통번호를 알려주시며 전화를 해보라고 하셨다.


전화를 걸려고 보니 11시 56분.

점심시간이라 전화를 안 받으실 테니 2시 이후 전화를 해봐야지.




진정한 담당자와 드디어 통화를 했다.


예, 교육처에서 원서 쓰시는 것이 맞으시고요.
정원 외 관리되고 있는 학교에 공문이 가서 연락이 갈 겁니다.


주사님은 현실을 모르고 계셨다.


주사님. 제가 오늘 교과서 받으면서 원서 쓰는 부분 물어봤더니. 공문이나 다른 연락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전화드린 거예요.


아... 학교가 어디죠? 참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머니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이해 안 가는 부분은 말씀해 주세요.

중학교 입학 원서 작성하는 대략적인 시기.

중학교 배정 순위 결정에 대한 이야기.

대안학교 중학교 과정을 가려고 할 때의 절차.

현재 거주하는 곳에서 가장 근거리 학교 찾기.


제도 밖에 있는 엄마가 모르는 아주 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학교밖 청소년은 정말 바깥 청소년이었군요. 이럴 때 내가 아이들에게 잘못한 건가 생각이 아주 쪼끔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학교 가는 날을 기다리고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며, 영어, 과학, 수학, 미술, 독서, 체육 등 다양한 활동과 견학을 하고, 고학년부터 저학년까지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면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라는 작은 언덕을 넘어 중학교 앞에 섰는데 작아지는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주관을 가지고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에 책임지고 실천해 갈 수 있도록 돕고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학교에서 안챙겨주면 내가 우리아이들 잘 챙겨야지.

중학교 원서 작성을 잊지 않는 것부터 잘하자.

지금 당장 10월달 달력을 펼쳐두고  알람 여러 개 걸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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