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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쓰는 복학생 Mar 17. 2023

정체된 구독자 수

시작한 지 2달이 넘은 브런치, 정체기가 오다

브런치 작가에 합격한 지 어느덧 2달이 지났다. 처음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브런치에 이전보다 더 신박하고 깊이 있는 글을 올려서 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겠다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처음 관심을 가지고 구독한 사람이랑 지인을 포함해 열 명도 안 되는 사람 이후로 구독자가 전혀 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철저하게 멀어지는 내 글을 보면서, 글쓰기의 방향성에 대해 수없이 의심하고 고민하게 된다. ‘지금 내 글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이유는 뭘까?(재미없어서)’, ‘왜 정작 읽는 사람들도 좀처럼 구독을 안 하는 거지?(지속적인 흥미로운 콘텐츠가 없어서)’,‘1년 반 동안 지속해온 내 글쓰기의 방향성이 과연 맞는 걸까?’. 수많은 질문들 속에서 확실한 변화를 가져다줄만한 결론은 좀처럼 나오지 않은 채, 스스로에게 묻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평소에도 늘 이런 생각을 해왔지만, 최근 올린 여행기가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려 하루 만에 그동안의 조회 수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부러움 반 조바심 반에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게 됐다. 글을 쓸수록 작가로서의 깊이는 더해가지만, 오히려 한눈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게다가 흥미를 끌만한 요소도 없는 애매한 깊이와 개성으로는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더 많은 글을 쓸수록 오히려 목표로 향하는 길이 더 길고 복잡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려면 사람들이 원하는 유형의 글과 내 글의 접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노출되느냐가 미디어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는 걸 생각하면, 어떻게든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쉽지 않지만 뼈를 깎는 노력과 자기 타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내 자의식 속에 굳건하게 존재하는 글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이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글에 대한 나만의 고집을 좀처럼 꺾어오지 않았는데, 확실한 건 이걸 그대로 이어가서는 드라마틱 하게 상황이 반전될 것 같진 않다. 무언가 바꿔야 하는 건 분명하다.


생각해 보니까 3개월 전 막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블로그나 웹사이트 관련 책이나 자료를 찾으면서 어떻게 해야 개성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나름대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했다. 쉽게 말하자면 이걸 가지고 잘해보자는 열정이 내 안에 존재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매일 글을 쓰고 수정하는 일도 버거울 정도로 바빠지면서(일상에 그렇게 큰 변화가 생긴 건 아니었는데 그런 느낌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웹사이트를 꾸미는 일에 소홀해졌다. 기회가 될 때마다 글이랑 같이 올릴 사진도 많이 찍겠다고 다짐했건만, 여전히 블로그를 다채롭게 할 만한 좋은 사진은 막상 찾을 때 보이지 않아 구글에서 검색한다. 갈수록 주제도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것들보다는, 우울하고 사색적인 것들이 주를 이룬다. 가뜩이나 삶이 우울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런 유형의 글은 더더욱 꺼려질 텐데, 열정을 불태울 만한 성공의 경험이 최근엔 좀처럼 찾아오지 않으니 매번 원인 분석만 하면서 자기비판적인 주제만 떠오르니 어떻게 해볼 노릇이 없다. 600번 대에 접어들어서는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청춘의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건만, 여전히 진부한 주제의 글만 쓰면서 의미 없이 수만 늘려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명성을 원하지만, 그걸 위한 수단으로서 글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일부분 기여하지만 결정적인 영향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애당초 전업작가를 희망할 정도로 긴 글을 쓸만한 끈기가 있지도 않고, 무엇보다 언어능력이나 다양한 글쓰기 능력에 있어 내 재능은 너무나도 쉽게 한계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도 잘 모르겠다. 글을 쓰는 궁극적 목적이라는 건 마땅히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중요한 이유들이 나로 하여금 매일 자연스럽게 펜을 잡고 글을 쓰게 하지만, 당장 내가 다른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반복하면서까지 이 행위를 반복하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다.


계속 고민이나 하면서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 같아 때론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내가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지금까지 해온 수백 편의 글쓰기가 과연 의미가 있는 걸까. 내가 해온 것들이 과연 맞는 선택이었을까.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수많은 의문들 속에서 가뜩이나 깊게 쌓인 고민들이 더욱 깊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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