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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쓰는 복학생 Sep 08. 2023

써야지

할 일이 많은데, 그래도 글은 좀 써야겠다

요즘 과제도 많고 당장 내일 퀴즈까지 있는 와중에 시간을 쪼개 글을 쓰는 게 맞는가 싶긴 하지만, 어쨌든 3시에 강의가 끝난 후 10시까지 공부를 하다 왔으니 이 정도 여유를 가질 자격은 충분하다. 사실 7시간이나 있으면서 뭔가를 제대로 끝내지는 못했지만, 글 한 편 정도는 괜찮잖아? 대신 고민할 시간도 별로 없는 거 오늘은 아무 소리나 늘어놔야겠다.


방 의자가 약간 아래로 기울어져 앉아있으면 몸이 자연스레 흘러내려가고, 고정이 안 돼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등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국 온 지 일주일도 안돼서 이케아에서 새걸 하나 주문했는데, 문제는 한국 카드로는 결제가 안 돼서 배송이 2번이나 취소됐다. 방 안 공기나 기타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진 주변 환경이 어떤 최적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정리를 해도 하루만 지나면 계속해서 물건들이 늘어지고, 자꾸만 엔트로피가 급증하는 이 환경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으려나.

 

요즘 주변에서 CS를 하라는 얘기를 꽤 자주 듣는다. 올해 대학원에 들어간 룸메이트도 차라리 여기서 더 열심히 해서 EECS로 전과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미국에 오기 전에 부모님도 (한국에 지사를 둘 만한) 유수의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선 전공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으니. 취업만 하면 금세 삶이 안정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보장된다는 게 많은 사람들이 코딩에 뛰어드는 이유인데, 솔직히 나도 단기적으로는 비슷한 걸 추구하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을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지금 하는 내 전공을 위한 공부 그 이상을 한다면 복수 전공도 불가능하지 않고, 앞으로 인생의 방향과 전문성을 구체화하는 데 있어 무조건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항상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안주하는 버릇과 합리적인 이유 따위는 없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는다. 한 번 제대로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노릇인데, 사실 딱 적당히 하고 있는 지금도 어딘가 과제와 시간관리에 치이고 사는 듯한 상황 때문에 시작해 보기도 전에 덜컥 겁을 먹은 거일지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에너지, 특히 내가 관심을 가지는 재생에너지가 혼합된 전력망 시스템과 마이크로 그리드, 에너지 민주주의 등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구체화시키기 위해서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나저나 오늘도 아침에 못 일어나서 8시 물리 강의를 못 갔다. 어제 하체 운동의 영향으로 다리가 완전히 힘이 풀려 전날부터 못 갈 것 같다고 생각은 했는데, 오전까지도 다리에 힘이 아예 안 들어가 결국 오전 자체를 날려버렸다. 오후 내내 공부를 해서 그나마 만회를 하긴 했다만 이대로면 하루의 절반을 손해 보고 사는 거나 다름없는데 시간 관리에 있어 하루하루 아니 매 순간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이대로 해도 괜찮을 거라고 안주하면 안 돼. 이거 쓰고 복습하다가 곧바로 자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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