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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Jan 15. 2024

거인의 노트

나는 쓰기만 하는 사람이었다.

인상 깊은 문장들


기록은 내가 고민해 왔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최고의 무기였다. 단순히 생각으로만 머물다가 흩어질 많은 정보를 기록으로 한데 모으면 그것은 수단이 되고 역사가 된다. 이를 깨닫자 모든 것이 명쾌해졌다.

기록은 한계에 부딪힌 당신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깨달음만으로 변화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이제 당신은 겨우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는 뜻이다.


작은 변화는 쉽게 이룰 수 있다. 작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자기 자신을 바꾸고 성장시키며, 더 나아가 삶 전체를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도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성장하기를 멈추지 마라. 나이 들어 공부하려니 눈이 나빠져서, 기억력이나 이해력이 떨어져서, 사는 게 너무 바빠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에 가깝다.


‘기록하고 되뇌고 말하라.’ 이것이야말로 기억을 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첫째, 한두 쪽을 읽다가 고개를 들고 ‘무슨 이야기였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한 챕터를 읽고 나서 키워드로 요약하는 것이다. 셋째, 다 읽고 나서 A4 두세 장 분량으로 요약을 재정리하는 것이다. 최종 정리한 내용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발표하고 나면 이 책은 온전히 당신 것이 된다.


단순히 기록하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신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어 내는 게 진정한 기록의 출발이다.


기록해야 하므로 무엇이 핵심인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맥락을 이해해 나가는 것이 기록의 숨겨진 능력이다.


쓰기만 하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 기억하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 답은 요약과 집중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아니요, 저는 하루의 모든 것을 요약합니다.”


학문의 세계는 여러 사람의 자기화를 통해 성장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한 것을 가져와서 거기에다가 내 생각을 10퍼센트쯤 얹는 게 학문의 방법이다.


이처럼 어떤 정보라도 나만의 논리로 구성하면 서사가 생긴다. 책에 담긴 지식을 자신의 서사로 만들어 가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독서의 과정이다.


수십 년에 걸쳐 만난 이 책을 나는 매번 다르게 받아들였다.


좋은 글들을 많이 써 주신 작가의 문장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나는 쓰기만 하는 사람이었다. 퇴고조차 번거로워서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만의 게으름이 글쓰기에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글에는 어떤 논리적인 체계와 디자인이 보이지만 나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받아 적는 것처럼 글의 흐름에 자신을 그냥 맡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글이 논리적이지 못하고 글의 흐름을 깨는 문단들이 눈에 자꾸 밟힌다. 다시 고쳐 쓰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나는 정석보다는 편법이 우선시한다.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이 짧고 성격이 급한 나에게 글은 그저 나의 해방 창구일 뿐이다.


알고는 있지만 잘 안 되는 게 글이었다. 글 잘 쓰는 사람이 부럽고 글쓴이의 생각도 부럽지만 나는 그저 그런 글을 쓰는 그런 사람이라고 나를 가둬버린다. 내 글에서 해방되고 싶지만 그것은 나의 소망일 뿐 나는 누구나 아는 내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은 누가 쓴 글인지 알 것 같은 내 글에 이름이라도 써 놓은 것처럼 나는 내 글만 쓴다.


오늘도 거인의 어깨에서 그 글의 중요성을 알고자 열심히 탐독하고 있지만 이것도 며칠 가지 못할 것 같다. 읽어야 할 책이 있는데 나는 그 책 앞에서 제사를 드린다. 절만 하고 책은 펼치지 못하는 나의 상황이 너무 바보 같고 실망스럽다. 또 그렇게 살아야 하는 내 인생은 책을 가깝게 하는 것보다 하기 싫은 것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내가 이겨내 보겠다고 덤비고 있는 꼴이라니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내 인생은 파도 위에서 글을 쓰는 것처럼 울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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