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

어떻게든 우리 아들들의 에너지를 좋은 곳에 쓰고 싶다.

by 해질녘

이 아이는 분명 잘하는 것이 있다.

이 아이에게는 분명 가능성의 샘이 있다.

모든 과목에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미술도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아이들의 내면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은 아이에게 미술을 잘 가르치는 노하우라기보다는 여러 아이들의 특성이나 정서상태와 심리상태에 따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수단으로 미술은 정말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에게 내면의 찌꺼기를 발산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내면적인 심리 상태를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표출하여 자신의 관심사나 현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그림은 가식이 없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지고 싶어 한다. 똑같은 사물을 정교하게 그리거나 만들 수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이나 상상 속의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인간에게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상상은 곧 현실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여러 육아 서적을 읽다 보면 책 속에 어느덧 내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게 되는 아이들과의 충돌은 언제나 있었다. 먹는 것에 대한 간섭, 자는 것, 노는 것, 그리는 것, 입는 것, 씻는 것 모두 아이위주라기보다는 어른 위주로 패턴을 맞추다 보니 아이들과 본의 아니게 잦은 충돌이 계속된다. 이런 충돌을 여자 아이는 안 키워봐서 모르겠지만 남자아이 키우는 부모로서 하루에도 수십 번 마주하게 된다. 어른도 고집을 부리지만 아이도 어른 못지않게 고집을 피운다. 아이들이 겪는 모든 환경을 어른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혼을 낸다. 아이들에게 맞춰주며 사는 것도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 내가 그런 상황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시간이 줄어들고 아이와 함께 부단히 놀아야 하고 이야기도 하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장난감도 만들고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도 타고 자전거도 타고 하루 종일 아이 뒤를 쫓아다니며 아이가 다치지는 않는지 친구들과 싸우지는 않는지 배는 고프지 않는지 목은 마르지 않는지 체크를 해야 한다. 이 모든 활동들이 부모와의 정상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정상적인 활동들이라고 하겠지만 생각보다 너무 지친다. 너무 지친 내 모습에도 아이들은 그렇게 열심히 놀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 그래서 나를 보면 아이들은 좋아한다. 나는 힘든데 나도 혼자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게 답답하긴 하지만 아이들이 금방 큰다는 것을 그리고 이 시간도 금방 지나간다는 사실에 갑자기 너무 서글퍼진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자고 있는 늦은 저녁이나 어쩌다 일찍 일어난 새벽시간에 곤이 자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엊그제 갓난아기였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있는 모습에 세월은 그렇게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발 앞서서 상대방을 생각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아내이거나 엄마였다. 여자들은 남자아이들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해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리액션도 잘해준다. 그것이 여자와 남자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관심 있어하고 집중하고 잘 들어주는 것으로도 그 사람과 나는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관계의 스트레스에서 많은 부분을 덜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그림을 통해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를 잘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의 마인드를 배워 우리 아이에게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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