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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Nov 29. 2023

짧은 글 모음

책벌레

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선생님처럼 옛것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글을 쓸 수 있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인문학적 삶은 지금의  우리들에게 많은 정신적인 본보기가 되어준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빨리 그 책을 사서 읽고 싶다


자기를 찾는 아이들 1


이제는 절판되어서 살 수 없는 책이 되었지만 빌린 책이라도 틈틈이 또 빌려서 읽게 만드는 책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정신분석의 대모라고 불릴 정도로 특히 어린이 정신분석의 대가 프랑스와즈 돌토의 실제 경험사례들을 아동 정신분석 담당의들과의 문답형식으로 엮은 책입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아이의 관점과 어른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나 역시 아이였을 때 어른의 말에 복종하기보다는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공감해 줄 수 있는 정신적인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 마음대로 육아를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아이의 마음에 병이 들게 한 것은 어른의 말과 행동에 있었다는 것 어린이의 정신세계는 어른의 세계와는 다르지만 확실한 규칙은 있었다.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읽는 내내 내가 일본 교수님의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한국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처럼 들렸다. 꼭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한 한국 교수님의 쓴소리처럼 들렸다. 낯설지 않았고 내게 너무 고마운 쓴소리가 많아서 이 책을 공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생의 선배로서의 가르침은 내게 피와 살이 되는 느낌이었다. 다시 학생이 될 수 있다면 이토세미나 수업을 듣고 싶을 정도로 이토 모토시게 교수님의 쓴소리는 나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귀중한 지적재산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보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들이 남긴 책들은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책들이 많지만 그 책들을 쉽게 오픈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냥 나만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았다. 그래서 책은 함께 읽는 것보다 혼자 읽고만 싶었다. 정말 내가 몰랐던 사람을 ( 당연히 알았어야 할 사람을 ) 책을 통해 만난다는 것은 나도 그 사람처럼 살아 보고 싶은 강한 욕구를 내 마음에 만들어 준다. 이번 책에서 읽은 인생의 든든한 멘토를 특히 백구은 선생과의 만남은 내 일상의 게으름에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 내게 법정스님이 꾸짖듯 말하는 것 같아 내가 책 읽는 것에 대해 너무 소홀해지지 않았나 하는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부터라도 법정스님이 사랑한 책들을 다시 읽고 그들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고 글을 다시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꼭꼭 숨겨놓은 책들을 다시 꺼내놓은 마음으로 법정 스님께서 사랑했던 책들을 추천합니다.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변경연 사부님의 마지막 책, 그분들의 제자가 엮은 마지막 수업은 마지막 수업이 아니기를 바라며, 구본형 선생님의 정신이 우리 삶 구석구석에 살아 숨쉬기를 바라며, 인문고전의 진정한 해설자의 숨결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인문 고전이 어렵다고 느껴지시면 구본형 선생님 책과 같이 동행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저절로 사부라는 말이 나올 겁니다. 변경연의 수많은 제자들이 고전 문학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와 생각을 나누기 위해 사부의 진심을 가슴에 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기 경영에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깊은 마음의 생태학


요즘 읽고 있는 책 김민형 교수의 '아빠의 수학여행'과 스티븐 스츠로가츠의 'x의 즐거움'은 오랜 전부터 나도 고민하고 써보고 싶었던 책이어서 그분들의 생각과 마음을 내 그릇에 조심스레 담아보고자 합니다. 편지 형식으로 글을 써 본다는 생각은 못했지만 오히려 편지로 쓰는 글은 형식에 크게 얽매일 필요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문체라서 더 잘 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이라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책 보다 모르고 있는 책이 더 많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인문 고전은 읽고 나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일상과 격무에 바쁜 직장인들에게 책 한 권을 깊이 있게 생각하며 읽는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문 고전이 아닐까 싶어서 어렵지만 한국인의 인문과학 서적 김우창 교수님의 책을 추천합니다.


완공


이 책에서 얻은 수확이 있다면 삼성전자의 Y수석과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Y수석과 같은 열정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삶을 꿈꿔왔던 학창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한다면 겉으로 보이는 석박사의 감투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도 죽기 전에 산티아고를 가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하나 추가했다. 산티아고를 미리 다녀오신 그분들의 책을 읽으며 그곳을 미리 감상해 보지만 경험과 읽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퇴직하기 전에 45일 이상의 휴가를 내고 다녀올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또 다른 인생의 목표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살면서 많은 목표와 동기를 부여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지난 시절 많은 난관과 실패에 부딪혀 좌절했던 나의 삶은 언제나 괴롭고 극복하기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목표는 나의 삶에 희망이었기에 이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때 있으시죠?


읽으면서 힐링이 되는 책 한 권 추가합니다. 김제동의 톡투유를 책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자주 보는 프로는 아니지만 어쩌다 한 번씩 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개인의 고민을 유쾌 상쾌하게 치유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프로라는 것을 느꼈다. 이 책도 그의 고민이 나의 고민이었고 그의 해결책이 나의 해결책이었고 내가 봤던 사회의 관점들이 그의 관점과 비슷했다. 틈틈이 읽는 내내 온전히 그의 글에 집중하게 해 준 것은 그가 나의 마음을 조금씩 건드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자책 대기 순번이 생각보다 일찍 오긴 했지만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음악과 같이 듣고 있다면 오늘의 나에게 치유를 주는 향긋한 봄빛 꽃내음이 나의 마음에 가득 찬 느낌으로 음악이 들려오고 그의 목소리가 밀려온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이 책을 통해 나도 죽기 전에 책을 한 권 써야지 생각하고 있지만 시한부라는 마감시간이 내게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유롭게 좀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싶다. 눈과 귀중에 우리 몸에 소중하지 않은 기관이 어디 있을까 그중에 하나라도 고장이 나면 정말 삶은 꽉 막혀있을 것 같다.


내 눈과 귀도 고장을 잃으키고 있는데 더 고장 나기 전에 부지런히 글을 써야겠다. 내 원고의 마감시간은 내 눈이 고장 나기 전이 되어버렸다. 들리지 않는 것이야 안 들으면 그만인데 눈이 고장 나면 읽을 수 없으니 쓰고 싶어도 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겠지.


그들의 행복한 가족사진은 정지한 듯 하지만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행복은 진행형이었다.


p279 오래전에 플라톤은 파에도에서 심미아스 진정한 철학자는 죽음을 그의 직업으로 삼고 무엇보다도  철학자에게 죽음은 가장 놀랍지 않은 현상이라네라고 말하면서 철학은 곧 죽음의 공부라고 설파했지만, 의학 공부도 실은 이 죽음에 대한 명상이요  대비인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삶에 대하여 가장 많이 가르쳐준다는 것을 증명한다 - 아툴 가완디-


신곡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오엔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을 읽고 나서 읽게 되었다. 무리한 욕심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 책 읽기는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월말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이 책 저 책 읽어가며 신곡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강유원의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책의 제목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신곡이라는 책제목만 들었을 땐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다른 책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 생각엔 일본 번역서의 제목을 그대로 표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신성한 희극이라기보다는 사후세계 속의 인간에 대한 희극이 맞을 것 같다. 죽어보지도 못한 인간이 글로서 사후세계를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신이 노래한 신성한 희극이 맞는 것 같지만 등장인물들은 신이 아니라 신을 닮은 인간들이 대부분이다.


인간을 객관적으로 바로 보고 싶은 인간이 사후 인간의 모습을 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이라면 볼 수 없는 사후 세계의 모습들이 인간 감정의 백화점을 보고 온 듯한 신곡은 후대에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듯하다.


 알랭의 행복에 대한 단장, 러셀의 행복의 정복, 그리고 국내에서는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인간 감정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 감정에 대한 이해 없이 살아온 지난 내 삶을 돌이켜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일본에서는 신곡에 대한 연구서적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당연히 서양에서도 신곡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겠지만 비단 한국에서 만큼은 인기 없는 고전문학이라니 정말 답답하다.


강유원의 인문고전강의에서나 잠깐 언급만 될 정도로 신곡은 쉽게 읽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초중고교의 교과서에서 배우고 암송하고 있었다는데 한국 학교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신곡은 고전 문학들 중에 자주 언급되고 연구되는 문학 서적이기에 그냥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절대지식 고전문학과 단테를 반세기 동안 연구한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책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그냥 읽은 신곡과 강의를 듣고 읽은 신곡은 달랐다. 신곡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책이라 그 당시의 고전을 훑어보기도 하며 신곡을 읽기 위해 다른 책들을 더 많이 읽은 것 같다.


 바쁜 일상 속에 쉬이 읽고 지나쳐 버린 책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진 않지만 신곡뿐만 아니라 시카고 플랜의 모든 도서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양분이 되어준 것 같다.


신곡을 다시 읽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읽는 중간에 내가 고전을 조금씩 읽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 역시 죽음의 문턱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았다. 내 삶의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이제 길어야 내가 살아온 날의 반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내가 너무 게으른 책 읽기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삶이 지옥 같고 행복하지도 않은 일상을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마저 없었다면 지옥에서 신곡의 명구 '그들에게는 죽음의 희망조차 없으니'를 상기하며 난 아마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사람들을 보며 살기보다는 불행한 사람들의 뉴스가 들려올 때 나 역시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있었는데 난 배부른 불행자였던 것이다. 역시 글은 슬퍼야 쓰인다는 강유원 선생님의 말이나 오엔 겐자부로의 말이나 여러 소설가의 삶은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많은 문장을 만들어 낸다.


나 올바른 길 잃고, 인생의 나그넷길 반 고비에 어두운 수풀에 있었노라 (지·1·1-3 야마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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