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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Dec 18. 2023

열두 발자국

과학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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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인 질문에 강한 호기심을 가질 나이가 지난 지금 열두 발자국이 내 앞에 있다. 한발짜국씩 밟고 따라가고 있다.


오래전에 산 책을 다시 꺼내 읽는다. 그분을 만난 덕분에 잠들었던 책을 다시 깨운다. 정재승 교수의 강연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어야 했는데 주말에 혼자 가서 본 게 무척 마음이 쓰였다.


같이 한발자국씩 밟고 갔어야 했는데 혼자서 갔다 왔더니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다시 밟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지도에 나도 우리 아이들도 그 발자국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12개의 강의를 책으로 읽은 느낌이었다. 강의를 듣기 위해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 강의였지만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양보해야 했다.


교수님의 경험들과 깨달음을 책으로 다시 읽는 것은 즐거운 것이었다. 대중을 위한 강연이다 보니 뇌과학과 인공지능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암호화폐) 등 가볍게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신다.

 

예를 들면 뇌는 어떻게 신경세포 활동을 정신이라는 놀라운 현상을 만들어낸 걸까요?

우주가 어떻게 탄생하고 팽창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는가?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정보로 우리는 어떻게 뇌에서 세상을 구성하는가?


이 책에서도 인지심리학에서 읽었던 유명한 피니어스 게이지 환자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이너마이트 폭발로 쇠막대가 머리를 관통하는 사고를 당한 피니어스 게이지. 상황 판단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두엽이 손상되어 선택과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85쪽


우리는 뇌손상을 당하면 성격과 행동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지만 당사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대로 행동하고 말했을 뿐인데 주변 사람들은 그를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뇌는 자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없게 만든다.


세 번째 발자국에서 마시멜로 테스트 사례가 나오는데 긍정적인 부분만 서술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마시멜로 테스트에는 반전이 있었다, 사회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환경을 지닌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내라는 것이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유대관계) 속에서 신뢰를 형성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에 따라 마시멜로 테스트의 결과는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다.


 50여 년이 지나 미 뉴욕대와 UC 어바인 공동 연구 진은 둘의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 (2018)를 발표하며 마시멜로 실험의 실험군 선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로 진행된 이 실험은 아이들의 사회경제적, 가정환경의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다.


우주는 시간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인간에게만 해당된다. 죽지 않는 것은 시간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하다. 우주에서 인간의 삶은 하나의 점보다 더 작다는 것이다. 거기서 시간은 무의미하다. 그런데 신은 우주의 놀라움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대상이 필요했을 것 같다. 인간을 만들고 그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게 만들었다.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죽음과 삶 그것은 누구에게나 첫 경험이라는 것이다.


p25.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p67. 죽기 전에 남들에게 도움 될 만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뭔가를 하나 기여하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p102. 독서가 쾌락이 되어야 평생 책을 읽는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p113. 질문은 우리를 성장시킵니다.


p194. 동양 사람들에겐 눈의 형상이 중요하고,  서양 사람들에겐 입이 중요하다는 거죠.


 헬로키티에서 동서양을 읽다


제가 이 논문을 읽고 나서 문득 떠오른 것이 사람들이 문자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이었습니다. 여러분, 동양인과 서양인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이 다르게 생긴 거 아세요? 서양 사람들의 이모티콘에는 눈이 자세히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눈은 콜론 : 으로 표시하고, 주로 입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시합니다. 제일 유명한 것은 스마일이고요. : ),찡그리거나 우울하거나 웃는 감정들을 주로 입으로 표시하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떠올려보세요. 감정 표현을 대부분 눈으로^^으로 합니다. 입은 아예 그리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p285. 현실은 진실의 적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겠소?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미친 짓이겠죠.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 미쳐 보이나요? 아뇨! 너무 똑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오! 그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이상을 외면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오.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p336. 이번에는 단어가 대뇌피질 어디에 저장돼 있는가를 파악하려는 연구였습니다.


가끔 나의 이야기는 이 거대한 우주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Six Walks in the Fictional Woods - 움베르토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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