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25년 1월 8일
지난해 말, 병원에서 아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서로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당연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된 시간.
입원 기간이 길어지자 남편과 나는 교대를 하며 아이 곁을 지켰다.
서로 힘을 주며 웃으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웃으면 아이도 함께 웃었다.
표현이 많지 않은 아이였지만
가끔 툭 던지는 한마디 속에서 마음이 전해졌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을까.
아이는 아픔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스스로 버텨냈다.
그동안 아이가 보내던 신호를
나는 때때로 엄살이라 생각했다.
버텨야 한다고 말했던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초기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증상도 뚜렷하지 않았다.
감각으로 느껴지는 통증을 진통제로 버티던 아이는 얼마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엄마가 얼마나 미웠을까.
그러다 어느 날, 몸에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단풍처럼 순식간에 물들어 갔다.
이상한 느낌에 의사 선생님께서는 입원을 권유하시며 지켜보자고 했다.
나는 병원에 있는 동안 일기를 썼다.
새벽 가로등 불빛 아래 주사를 맞던 아이와
창밖의 구름이 함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려주었다.
건강을 한번 잃을 뻔 한 경험 후,
잠시였을까.
그리고 기다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감사하며 사는 것.
그리고 잊지 않는 것.
아이는 나름대로 몸이 아픈 뒤에 오는 회복 과정을 겪고 있었다.
병원에는 이후에도 찾아오는 아픈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얼른 회복하기를 빌어본다.
혼자 입원해 투석을 하고 학원에 가는 아이들.
그럼에도 자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을 울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는 이후 말수가 줄었다.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모습이
더 안타까웠다.
나는 더 씩씩해지려 노력했다.
병원에서의 병간호 교대를 마치고 나왔다. 차에서 아이와 듣던 음악을 틀고, 집으로 올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다.
아이가 얼른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바람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