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많은 줄넘기와 나비
초보자가 넘는 줄넘기에는
줄마다 작은 구슬이 달려 있다고 한다.
구슬이 많을수록 줄은 무거워지지만
그만큼 안정감이 생긴다.
반면, 속도를 내야 하는 선수들은
그 구슬을 하나씩 빼며 훈련한다.
줄은 점점 가벼워지지만 휘날리고,
중심을 잡기 어려워진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문득
인생도 줄넘기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넘는 줄넘기와
여럿이 함께하는 단체 줄넘기는
각기 다른 호흡과 방식이 필요하듯,
삶도 그렇지 않을까.
줄넘기는 속도보다 자세가 중요하다고 한다.
서두르지 않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자기 리듬을 유지하는 일.
나는 줄넘기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선수용 줄넘기를 먼저 샀다.
무조건 열심히 뛰었다.
더 빨리, 더 많이.
그러다 무릎이 아팠다.
그제야 멈춰 서서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속도를 내기 전에 나에게 맞는 무게와 리듬을
먼저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 산책길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 나비처럼 보였다.
그림자마저도 나비로 보였다.
머릿속이 온통 나비로 가득하니 세상이 먼저 나비가 되어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예전에 영어 지문에서 보았던 ‘심리적 전이’라는 말이 그때 떠올랐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내가 숨을 쉬어야 살 수 있으니까.
나는 이렇게 쉬어가며 일하는 삶을 선택했다.
매일 내 자신에게 조용히 말해준다.
“오늘도 수고했어. 잘했어.”
나는 작은 관심과 미소로 이 순간의 나를 돌보며
하루하루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