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

봄에 쓴 시-자작시-

by 안세아

봄밤에 쓴 시



-안세아-


여리디 여린 눈망울
차디찬 냉각 속,
눈동자에 박힌
무수한 별똥별들이여


차디찬 봄바람이
불어오는 언덕 너머
우수수 반짝이는
별 하나에 소원을 빌어보네.


봄 낮에 쓴 시


-안세아-

보슬보슬 봄비가 그치고 나면
하늘에 품은 일곱 빛깔
발걸음을 붙잡지요

땅에 피어난 들꽃송이들
두 눈동자에 가득 담아가지요.



시는 26년 3월 13일-14일에 거쳐서 썼다.

사진은 작년 3월 14일에 찍은 것이다.
야경과 꽃나무가 멋들어지게 피어 있던 이곳은 다름 아닌 제주대학병원이다.


이곳에서 쓴 시가 참 많다.

환자 앞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슬픔을 내비치는 것. 내 슬픔까지 보태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인 듯했다. 잘 될 거라고 안심시켜 주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한 일이었다.


병원 밖을 나와서야 까마귀처럼 울어댔다.

까마귀가 왜 그렇게 우는 건지, 그들의 전생이 있다면 슬픔에 공감하는 새가 아닐까 생각해 봤다.

사랑에 목마른 새처럼.


누군가는 불운의 새라고 듣기 싫다고 차단했다.

그러니 불운이 쓰여 있는 새 곁에 누가 가고 싶겠나라며 이해하려 해 봤다.

그저 한 마리의 새일뿐인데.

목소리가 아주 우렁찬 새 한 마리일 뿐인데.


까마귀 떼를 무서워하는 나의 모습.

같이 가셨던 어머니께서 나의 방정맞은 모습에 깔깔대고 웃곤 하는 어머니.


아버지가 있는 제주 호국원. 그곳에는 까마귀들이 많이 보이곤 했다.

음식을 가져가서 절을 올리면 까마귀 떼가 그렇게 모여들었다.

어머니가 주라는 빵부스러기를 저만치 갖다 주면, 조용히 쪼아 먹을 뿐이었다.

까마귀는 순수한 영혼들 곁을 지켜주는 마지막 새인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자연과 글쓰기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

그러다 써온 일기가 시가 되었고, 그 시는 한 시인님과의 짧은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했다.
그때 나를 만난 시인님께서
내 시심이 참 예쁘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 한마디. 내가 무엇을 해도 내게 예쁘다 말해주었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니 꼭 시를 즐기며 살아가라고 했던 말은 내내 지금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지친 마음에 시는 다정한 위로와 연결되었다.


다시, 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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