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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빈 Mar 21. 2023

아이를 향한 존중


아이는 오늘 내게 이야기했다.

아이: 엄마, 난 영어는 잘하고 싶은데 영어학원은 다니기 싫어.

나:왜 영어학원은 싫어?

아이:친구들이 영어학원에 대해 안 좋은 말만 해서. 친구들이 학원 너무 다니기 싫대.

나:음.. 네가 경험해본게 아니잖아. 너는 친구들과 다르게 재밌고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갔는데 안좋으면 어떡해.

나:가서 별로면 그만 두는거고, 좋으면 계속 다니면 되지~

아이:친구들이 자기 엄마들도 다 그렇게 말했는데 계속 강제로 다니게 했대.

나:음.. 엄마는 너한테 강제로 뭘 하라고 하고 싶지 않아. 네 공부지 엄마 공부가 아니잖아? 네 공부는 네가 결정할 일이지 엄마가 결정해서 강제로 하게 하는건 별로인것 같아. 네가 해보고 별로면 그만둘지 계속 다닐지는 네가 결정했음 좋겠어. 그리고 엄마는 네 의견을 존중할거야.



나는 아이의 주도성과 자율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자율적으로 자신의 원트를 선택할 권리,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갈 권리를 존중하며

아이가 자신의 삶은 타인이 아닌 자신이 통제하고  선택하고 관리할 수 있음을 알길 바란다.


물론 영어학원이 마음에 안들어 그만두고 싶다고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케이 그만둬 하지는 않겠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어떤 부분이 어떻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대안점은 없을지, 장점은 또 없는지 아이와 나누어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답이 떨어지면 신중하게 그만둘 것을 결정할 것 같다.


아이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끌어주는 일.

사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이야기하자면 아이를 존중하는 일 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주도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아이의 니즈와 원트를 부모의 뜻대로 제한하지 않고 두는 일.

말은 쉽지만 부모의 욕구와 상충되는 아이의 욕구를 그저 제 3자가 보듯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일이란 쉽지 않다.


이것들은 결국 아이를 존중하기에 가능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를 존중하기에 내 욕구는 내려놓고 네 욕구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고, 아이를 존중하기에 아이의 삶을 내 주도로 강압적으로 이끌지 않는 것이다.


아이의 모든 행동이 탐탁찮아 하나하나 지적질하고 고치려 들고 잔소리하는 것은 결국 아이를 나보다 하등한 존재라 여기는 것.

아이의 잠재력을 믿지 못하는 것.

그렇기에 아이의 삶을 부모의 방식대로 멋대로 주무르고 변형시키고 방향을 바꾸어 버린다.


진정 아이를 존중한다면 아이를 나와 다른 하나의 개체로서 인정하고 아이에게 독립된 생각과 욕구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적당한 경계를 가지고서 한걸음 물러나 아이를 바라보는 일이 필요하다.


사실 존중이라함은 비단 육아관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존중이고, 상담에서도 존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성교육에서 중요한 것도 존중이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 접촉은 하지 않는 것,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위할 줄 아는 것이 성교육의 본질이다.


이렇듯 우리는 아이를 진정 존중할 줄 알아야 자율성과 주도성을 키워줄 수 있다.

그래야 아이는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 나갈 수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길 바라면서

모순되게도 부모는 계속해서 아이의 학습에 개입한다.

아이의 독립을 바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는 계속해서 아이의 삶에 개입한다.

주도성과 자율성을 막으면서 주도적으로 공부하지 않는다며 잔소리를 한다.

다른 친구에게 함부로 스킨쉽하지 말라며, 친구에게 물어보고 허락맡고 껴안으라며 타인에 대한 존중을 실컷 가르쳐 놓고는 정작 부모는 아이에게 묻지 않고 아이의 욕구를 묵살해 버린다.


아이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나와는 다른 생각과 욕구를 가진 완벽한 타인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존중받은 아이는 결국 자신의 삶을 존중하며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자기주도적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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