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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써니 Oct 15. 2022

말하는 대로?!


한 20여 년 전,

나의 장래희망은 

.

.

.

.

"유한마담"이었다.


유난히 친하게 지냈던 같은 학교 동료 교사와 10년 뒤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또는 20년 뒤 우리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이러한 얘기를 자주 나누었다.


어린아이를 키우며 워킹맘으로 전쟁을 치르듯 살아가는

그녀와 내가 나중에,

그러니까 세월이 흐른 뒤에는 무언가 무지갯빛 인생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 것은 아닐까?


어찌 됐건, 

그녀는 항상 학교를 하나 세워서 이사장이 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피력했고,

(공교육의 제약을 많이 느꼈던 그녀는 

좀 더 이상적인 그녀만의 교육관을 펼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유한마담"을 꿈꾸었다.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파이어족이 맞는 말일까?

"유한마담"의 뜻은 뭔지 제대로 알고나 한 말일까?

어찌 됐건, 눈썹이 휘날리게 바쁜 당시보다는

뭔가 여유롭고 한가했으면 했다.


뭐 꼭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그 시점의 감정상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실현 가능성도 희박해 보였으니...


그런데 말의 힘은 생각보다 큰 것일까?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아직 학교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관리자가 되었다.

정책 수립 시 자신의 가치관을 십 분 발휘한다.

어느 정도 그녀의 꿈에 근접한 것 같다.


나는

몇 년 전 명예퇴직을 하였다.

당시에는 건강상의 이유였지만,

또 알겠는가?

"유한마담"이 되기 위해 나만의 그럴싸한 (무의식적인) 숨은 계획이었는지...

의도적으로 작정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조금은 한가하고 평화로워진 일상이 만족스러운가?

인간이 그렇게 단순하고 쉽게 만족하는 동물이던가?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렇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 할 때도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나는 좋다.


오늘도 내가 바라고 원하는 대로

말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누가 알겠는가?

지금은 말도 안 되는 것이 나중에는 현실이 되어있을지.


말의 힘, 믿음의 위력을

한 번 더 믿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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