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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써니 Nov 04. 2022

상실의 마음, 치유하기

할아버지 전상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2주 이상이 흘러갔다.


이렇게 마음이 헛헛할 줄 몰랐다.


어린 시절, 방학이나 명절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편지를 썼다.

"할아버지, 할머니 전상서"

이렇게 시작하는 글이었다.

돌쟁이부터 키워주신 부모님 같은 분들,

몸이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언제나 그립고 또 그리웠다.

그때를 떠올리며 할아버지께 편지를 써보려 한다.





할아버지께


할아버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편안한 안식의 세계로 가셨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는 슬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요.


바쁘게 일에 몰두해보기도 했어요.


없는 스케줄을 만들어서 정신없이 돌아다녀 보기도 했어요.


몸살이 나도록 사람들도 만나러 다녔어요.


그런데도 마음속에 큰 구멍이 뚫린 듯해요.


오늘은 시도 읽었어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절절한 슬픔을 노래한 시인은,

바로 나예요.


영화도 보았어요.

영화 속 등장인물이 그래요.

사랑하는 사람을 더 좋은 곳으로 보내주는 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라고요.


그런데요,

나는 너무나 어리석게도

할아버지와 이 땅에서 함께 숨 쉬고 있을 때,

그때를 붙잡고 있어요.


이별연습이 그리 쉽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상실의 아픔은 뒤로 보내고

함께 했던 좋은 기억을 곱씹으며

그렇게 할아버지를 기억할게요.


그곳에서

아프지 말고 편안하시기를,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2022년 11월 4일  큰손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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