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ca Kim Jul 31. 2020

혼자 펍에서 술마시기

약간 어른이 된 것 같아.

일 끝나고 동네에서 간단하게 술 한잔하고 싶은 날이다.

하지만 동네에 친구가 없으니 처량한 내 신세여...

급하게 내가 아는 모든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보았으나 다들 일하는 중이라 나는 홀로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동네를 서성거리다 분위기 아늑한 펍을 발견했다.

혼자 패기 있게 들어가고 싶었지만 이런 개인주의 문화가 익숙지 못한 나는 너무 의기소침해진다.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 보니 벌써 동네를 몇 바퀴째 돌고 있다...

이러다간 펍 문 닫겠다 ^^

그래서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들어갔다.

왜 이렇게 움츠려지지?

쭈굴쭈꿀...쭈뼛쭈뼛..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들어가서

6인석 테이블에 떡~ 하니 앉았다. 


한국 술집처럼 커다란 음악소리가 아니라  잔잔한 재즈음악이 흘러나와 일기 쓰기 딱 좋겠다. 펍이라기보단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술집에서 안주를 무조건 안 시켜도 되니까 크게 부담이 안 간다.

맥주 한 병은 커피 한 잔 값이랑 비슷하다. 나는 코로나 한 병을 시켰다.

병나발 부분에 라임 한 조각이 꽂혀서 나왔다. 


하.. 어떻게 먹으라는 거야.......


혼자 이리저리 둘러보며 눈치를 보다가 

그 신 것을 한입에 베어먹었다.

오우 쉣.....셔!!!!!!!!!


오만상 인상을 찌푸리고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부었다^_^

나 원 맨 쇼하는 줄....


나중에 친구가 알려줬다. 

라임 조각을 손으로 꾹 눌러 맥주병 안에 넣어서 마시는 거라고.

그러면 라임주스와 맥주가 섞여 아주 맛있다고.


이러면서 배우는 거지.

그냥 별거 아닌 아주 작은 도전이었지만, 성공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쭈뼛쭈뼛 들어갔으나 이왕 들어간 김에 젤 큰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마시며 일기도 쓰고, 나 약간 어른 된 느낌이다. 하하하


작가의 이전글 너와 나의 GA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