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기드 모파상)을 읽고

엄마로서의 삶에 대한 고찰

by 경완

갱년기가 제2의 사춘기라고 하던데,

살짝 시작된 듯한 갱년기로 요즘 나의 제2의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우연히 책 제목에 이끌려 다시 이 책을 만났다.

사실 고등학생 때에도 책 제목에 끌려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소설의 결과가 너무 궁금해서 빨리빨리 페이지를 넘기며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책의 결말 보다 여자의 일생의 전 과정과 주인공 '잔느'의 캐릭터, 그리고 선택의 순간들이 더 궁금했다.


"좋은 가정에서 밝고 순수하게 자란 그녀는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운명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나?,

잔느가 운명을 거스르고 자신을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없었나?"

라는 질문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인생에 매 고비마다 그녀가 내린 선택을 잘못이라고 탓할 수 없었다.

그 시대의 여인들의 일생이나 지금의 여성으로서 삶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여자'인 우리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짓눌려

자신만을 위한 인생을 선택할 수 없다.

선택의 기준은 자신이 아닌 가족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

작가는 잔느가 남편과 자식 때문에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얘기하면서 여자로서의 삶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로잘리' 라는 캐릭터로 인생의 의미를 보여준다.

잔느는 아들의 삶을 위해 자신의 불행을 견뎌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를 구원하기는커녕 더 불행하게 만든다.

비참한 그녀를 구해 준 건 과거에 남편과 부정을 저지른 하녀 '로잘리' 이다.

로잘리는 잔느의 아버지 '주안'에게서 받은 작은 베풂을 잔느에게 갚는 것 같다.

결국 인간은 인간에 의해 고통받지만 또한, 인간에 의해 구원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으로서 서로의 삶에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로잘리는 순진하기만 한 잔느와는 다르게 삶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녀는 잔느에게' 왜 당신 힘으로 뭘 해보려고 하지 않았냐'라고 얘기하고 아들 또한 훌륭한 청년으로 키운다.

그리고 인생을 통달한 듯 말한다.


" 인생은 그렇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것 같아요."


나는 잔느의 아들이 타락해 가는 부분이 가슴 아파서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오래갔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아들이 나오는 부분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그리고 그날 아들을 보면서 이 책에 대한 줄거리를 들려주고 말했다.

" 엄마는 사랑으로 키운 아들이 타락한 청년으로 전락할 때, 너무 많은 눈물이 났어..

혹시 너도 커서 엄마 눈에 눈물 나게 할 거야?, 아니지?."

아들이 대답했다.

" 아마 나도 엄마 눈물 흘리게 할 것 같은데.."


"뭐어?.."


" 엄마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할 거야.."


부모는 자식 곁에 평생 머무를 수 없기에,

잔느처럼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며,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자립할 수 있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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