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미야 울지 마.
3년의 짧은 품에서 떠나
20년을 기다리고
단 하루 아니, 단 몇 시간의 재회로
그렇게 아픈 기쁨의 눈물을 흘리니.
그 짧은 만남의 기억으로
다시 10년을 그리워하다
또 다시 만났구나.
어찌 그렇게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몸짓으로 마음이 좋다 하니.
외롭게 혼자 나이 든 너는
다시 만난 엄마, 아빠 앞에서
해맑은 아이가 되어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니.
그래, 그들은 인연이야
네가 누군가와 이어진 단 하나의 인연,
너는 그 인연을 운명으로 만들고
기어이 가족을 탄생시키지.
너는 다시 이어진 가는 인연줄을
가슴 깊숙이 묻어
남은 생까지 놓지 않겠지.
그리고 그들을 품고 살아가겠지.
신은 너에게 아픈 몸을 주셨으나
누구보다 건강하고 맑은 영혼을 주셨으니,
너는 이 모진 세상에
절망 아닌 희망
슬픔 아닌 기쁨
외로움 아닌 사랑을 품었구나.
너는 진정 사랑스러운 사람이야.
아이 같은 순수한 환한 미소
모두가 지켜줄 거야.
오래 오래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할게.
향미 씨는 81년생으로 산부인과 간호사의 실수로 부모가 바뀌어 3년 동안 생모가 아닌 집에서 자랐다. 그 후 생모를 만났으나 중증 장애인 뇌성마비 향미 씨를 감당하지 못해 버려졌다. 8세부터 재활원에서 생활하다가 20세가 넘어서 극적으로 3년 동안 키워준 부모와 만나게 되었다. 짧은 만남과 전화로 인연을 이어오다 그 부모가 제주로 가게 되자 만나지 못했다. 방송국에서 향미 씨와 그들을 만나게 도와주어 10년 만의 재회가 이뤄졌다.
나는 향미 씨가 자신의 비통한 현실과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티 없이 해맑고 선한 모습에 감동했다. 그녀를 잊지 않고 찾아준 부모도 천사처럼 보였다.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어마어마한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에 감동하고 감탄한다. 어떤 이는 아름다움에, 어떤 이는 사랑에, 나는 요즘 선함에 자주 감동한다. '선'에는 아름다움과 사랑,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심성이 있다. 수많은 다른 조건과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라 해도 '선'을 느끼고 감동하는 것은 비슷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선'은 서로 다르지 않다. 인간이라면 공통으로 가지는 것이며 단지 표현, 발현되지 못할 뿐이다. 나의 내면의 '선함'을 깨워준 향미 씨와 부모를 위해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