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꾸고 싶은 꿈

by 경완

나는 가끔 엄마 꿈을 꾼다.

꿈을 깨고 나면 내 눈가와 베갯잇은 항상 축축하다.

가끔은 꿈속에서 울다가 깰 때도 있는데 여지없이 뜨거운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흐른다.

엄마는 그 먼 곳을 떠나면서 마지막 말도 남기지 못했다.

신은 엄마와 나, 그녀를 사랑한 이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미련을 남게 했다.

그것은 상실의 아픔과 동시에 차마 말로 토해내지 못한 한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그런지 꿈속에서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는 받지 못한다. 그리고 간신히 통화 연결이 되어도 나만 얘길 할 뿐, 엄마는 아무 말이 없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어떨 땐 꿈속에서 엄마 얼굴을 보지 못한다. 분명 엄마의 형체이지만 얼굴이 희미하고 찰나다.

나는 엄마를 보러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전화기를 붙잡고 통곡하지만, 끝내 보지 못한다.

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 헤맨다.

나는 이런 똑같은 꿈을 몇 번이나 꾸고 꿈 속을 헤매다 깬다.


정말 가끔 꿈속에서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내 가슴을 더 아프게 하고 더 그립게 한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를 보지만 엄마는 나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꿈속에서 마저도 우린 서로를 보지 못한다.

결국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배가 된다.


내가 꾸고 싶은 꿈이 있다면,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서로 눈을 보고 대화하는 것이다.

아니,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엄마가 나에게 하려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리고 꿈에서 깰 때쯤 한마디만 전하고 싶다.

" 엄마! 사랑해 그리고 너무 미안해."

잠에서 깨어나 나는 엄마가 내게 했던 모든 말과 몸짓들을 다 글로 남길 것이다.

엄마의 말과 표정을 모두 빠짐없이 내 글에 적고 싶다.

그리고 언제든 꿈속에서 들은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해 내며 그 글을 계속해서 읽고 싶다.

그렇게 내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엄마를 간직하고 싶다.


꿈속에서라도 엄마와의 마지막 만남이 이뤄지길,

나는 이 꿈을 꾸기를 영원히 꿈꿀 것 같다.

엄마의 마지막 말은 슬픔이 아니라 내 삶의 이유가 될 것이기에,

나는 2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엄마를 품고 꿈꾸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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