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 인문학>
많은 사랑을 받았던 [무한도전]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소문난 7공주’ 에피소드입니다.
파티의 주최자이자 독사과 후유증을 앓고 있는 백설공주,
77세 라푼젤, 토르를 닮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숙 아니고 백조의 호수 오데트, 계모와 새언니의 핍박에도 무도회장을 좋아하는 신데렐라,
오랑우탄을 닮은 인어공주 그리고 작고 아담했지만, 악마의 저주로 크고 육중해진 엄지공주까지
멤버들이 악마의 저주에 걸려 못생겨진 7명의 공주로 분장해 품격을 과시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공주들의 환영파티 코너에서 멤버들은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합니다.
토론의 주제 중 하나는 ‘여자의 미모는 경쟁력인가?’
멤버들은 각각 ‘외모는 경쟁력이지. 못생긴 애들은 어디서 불러주기나 해?’ ‘계모한테 무시당했지만, 외모가 아름다워서 왕자를 만날 수 있었다.’ 같은 의견을 제시합니다.
토론의 마무리는 ‘외모가 우선시 되는 사회는 좋지 못한 사회이다. 외모만이 경쟁력이 아닙니다.’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외모와 경쟁력에 관한 토론은 정리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외모는 ‘경쟁력’이 맞습니다.
여전히 직장에서 받는 차별 1위는 외모입니다.
특히 서비스직의 경우 과체중이나 비만인 구직자보다
날씬한 구직자가 환영받는 상황입니다.
리셉션의 안내 직원을 뽑는 경우,
이력서상으로 큰 차이가 없다면 날씬하고 젊은 여성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우리는 외모를 경쟁력으로 느낄까요?
외모가 뛰어난 지원자는 장점이 많아 보이고, 구인자의 시선이 더 가기 때문입니다.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지원자들은 저절로 사교적이고 지적이고
부지런하고 유쾌하고 창의적이고 성공한 삶을 살고 행복하고
서글서글하고 유머 감각이 있고 감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책임감 있고 정직한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좋고, 긍정적인 건 다 아름다운 사람을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미모, 아름다움은 사회적으로 부러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입니다.
임원과 경영진은 일반 노동자보다 키도 크고 외모를 꾸준히 가꾸었으며 비만은 거의 없습니다.
동화 속 왕자는 잘생기고 멋있게, 공주는 아름답고 화려하게 나오지만,
하인들은 못생겼다고 표현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봉에서도 외모로 인한 차별이 나타납니다.
미국의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해머메시는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이 못생긴 사람보다
월급이 17%나 높다고 밝혔는데,
이는 2년의 학력 차이에서 나오는 봉급 차와 같습니다.
현실이 이렇다고해서 그게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외모가 만든 차별은 대부분 근거 없는 편견과 고정관념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외모의 가치라는 게 너무 쉽게 바뀌기도 하고
외모에 관한 고정관념들을 과학적으로 보면 전혀 말도 안 되는 미신 같은 것들이지요.
사회학, 법학, 미학 등 어떤 관점으로 보더라도 외모 지상주의는 별 근거 없는 고정관념 덩어리지요.
‘마른 사람은 부지런하고 자기관리를 잘하며 빠릿빠릿할 것이다.’
‘예쁜 사람은 친절할 것이다.’
‘뚱뚱한 사람은 느리고, 일을 못 할 것이다.’와 같은 생각들 말이에요.
왜 인간들은 이렇게 외모를 보게 된 것일까요?
아름다움이 뭐길래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을까요.
역사, 예술, 과학, 사회학, 철학 등 각 분야에 일가를 이룬 28명의 세계 석학들이
외모와 아름다움, 추를 둘러싼 논란과 진실을 함께 탐구해 봅니다.
블라인드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 사회에서
앞으로 미와 추, 외모에 대한 담론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거울 앞 인문학> 속 갖가지 지적 프리즘으로
고정관념에 묶여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새롭고 다채롭게 다시 한번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