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과학>
보라색, 새벽배송, 신선한 장보기 하면 어떤 게 생각나시나요?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마켓컬리가 생각나실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는 맛있는 음식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을 신조로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직장인, 대학생이었던 주요 사용자를 넘어
현재 구매력이 높은 5060 고객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증가했을 정도로
필수 앱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누적 회원 수는 5월 31일 기준 800만 명으로 명실공히 국내 주요 푸드마켓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마켓컬리는 평범했던 직장인이 작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 비즈니스입니다.
마켓컬리의 창업자 김슬아 대표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비즈니스를 시작한 계기를 들려줍니다.
김슬아 대표는 사실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억대 연봉을 받던 직장인이었습니다.
막 결혼을 했지만, 본인과 남편 모두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장 보러 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마음과 ‘신선한 음식을 마트에 가지 않고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배송 서비스를 생각하게 됩니다.
또 낮에 집을 비우는 직장인의 특성을 고려해 자유롭게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을 생각하게 됩니다.
일상 속 작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김슬아 대표는 처음 주문이 15건이었을 정도로 우여곡절을 겼었습니다.
이에 개인적으로 단골집이었던 맛집들의 식품을 입점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창업자 스토리를 바탕으로 2016년 170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2019년에는 무려 13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2020년에는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습니다. 현재 마켓컬리의 누적 투자금액은 4200억 원.
새벽배송 푸드마켓의 선두주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죠.
창업자 스토리를 제대로 들려준다면 모든 인간의 핵심 욕망을 파고들 수 있다.
창업자가 지금 얼마만큼 성공했는지와는 상관없이
초창기의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하며, 절대로 멈추지 말아야 한다.
창업자 스토리는 투자자의 의심을 믿음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투자자들은 회사를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을 만한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고자 하기 때문이죠.
또한 같은 업계의 다양한 업체 중에서도 독보적인 차별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 스토리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엄청난 집값으로 고통받고 있었던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집세를 마련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 마침 인근에서 대규모 디자인 콘퍼런스가 열렸습니다. 큰 행사이다 보니 주최 측이 추천하는 숙소는 물론 괜찮은 숙소들까지 전부 예약이 차버렸는데요,
이 이야기를 들은 두 청년은 기막힌 생각을 해냅니다. 바로 ‘우리 방을 빌려주자!’ 였습니다.
방을 빌려준다는 광고를 하자 3명이 묵겠다고 나타났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손님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청년들은 손님들을 대접하며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알고 있는 에어비앤비의 시작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스토리를 바탕으로 회의적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었고,
결국 1억 1200만 달러(약 1250억 원)의 투자를 받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에어비앤비를 벤치마킹한 수많은 공유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이들의 우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에어비앤비만의 독보적인 차별점이 되었습니다.
마켓컬리와 에어비앤비의 사례는 작은 비즈니스, 스타트업이 거대한 조직이 되고 나아가 시장의 흐름을 바꾸게 되는 기본에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스토리 찾기는 강력한 마케팅 기술일 뿐 아니라
좋은 에세이를 쓰는 요령과도 같다.
우리 삶의 값진 순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방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 기술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을 집어 들고 내가 했던 것처럼 앞부분 몇 장을 읽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당신은 더 읽어나가기를 멈출 도리가 없을 테니까.
이것이 바로 스토리의 막강한 힘이다.
- 김하나, ≪말하기를 말하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