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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의 바른 생활 / 권선애

by 권선애

왁스의 바른 생활


권선애



이력을 쌓는 동안 머리카락 휘날린다


한번 엉킨 꿈들은 풀어내기 어려워


왁스로 빛나는 머리 단단하게 고정한다


바른 생활 기둥에 나를 묶어 놓으면


겉모습에 갇혀서 진실은 달아나고


반항을 풀어놓을 때 머리는 번뜩인다


앞 못 보는 방안에서 천 리를 내다보며


얘야 말끝 내리고

주먹은 가슴에 둬라


온몸에 촉을 단 엄마 어둠을 밝혀준다


센말을 골라 먹어 목소리는 무채색


억양이 꼬이기 전 왁스 한 번 더 바른다


목표는 자유로운 감옥 궁극에 와 닿는다




ㅡ《공정한시인의사회》2025년 2월호


ㅡㅡㅡㅡ


2013년 《포엠포엠》 시, 2021년 《중앙일보》 중앙신춘시조 당선.

[출처] 왁스의 바른생활|작성자 어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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