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놓고
권선애
거짓말을 대놓고 마음대로 해 봐요
참말은 소소해져 스미는 땅속에서
大자로 뻗은 소문들 잔뿌리를 내려요
거침없이 손을 잡아 번져가는 촉수들
그 자리에 깊이 박혀 교란을 꿈꾸는데
날마다 향기가 꺾여 꽃잎은 변해가요
멋모른 줄기들은 달콤한 귀를 키워
토마토 잎사귀가 감자 꽃을 만들 때
어디에 맺혀야 할지 밤낮을 안 가려요
뒤바뀐 자리에서 뻔뻔함을 매달아요
한 입으로 두말 마라 큰소리치지 마라
바람이 대놓고 한 말 모두 다 비켜가요
ㅡ《다층》2025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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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2013년 《포엠포엠》 시 등단, 2021년 《중앙일보》 중앙신춘시조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