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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 권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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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애
Oct 2. 2025
꼴
권선애
꼴을 베는 열세 살
꼴 보기 싫었다
친구들 놀려대는 웃음소리 떠올라
여물통 채울 때마다
노려보던 외양간
지각한 책가방엔
들판을 챙겨 넣어
걸음마다 따라온 황소의 되새김질
손끝에 배인 풀물은
어린 나를 키웠다
되새긴 날 삼키면
달라붙던 꼴불견
소 팔아 키운 이름 갈아엎고 싶을 때
고삐 쥔 우직한 날들
내 모습 밀고 간다
ㅡ《계간문예》2025년 가을호
ㅡㅡㅡ
ㅡ2013년 《포엠포엠》 시 등단, 2021년 《중앙일보》 중앙신춘시조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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