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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Nov 15. 2019

그리운 시절, 그리울 시절

진주에 있는 수목원에서 아이들과 갔고,

그곳에서 본 글이다.

진주 반성 수목원에서...

누구의 글일까?

젊은 시인 하상욱의 글이란다.

  

나에게

그리운 시절이란? 질문보다는

그리울 시절이란? 질문이 더 적절할 듯하다.


가끔은 믿고 싶지 않지만,

아이들이 점점 나이를 먹는 만큼

부모님도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


지극히 반복적인 일상이지만,

부모님과 어린아이들이 함께하고

가끔은 단체 외식도 하고, 놀러도 가는 요즘이

가장 그리울 시절이 되지 않을까...


얼마 전에는 강의에서

본인이 교육학 교수지만

아이들이 한창 어린 시절에 너무 일에 바쁘게 지내다 보니

아이들과 가족들에 소홀했던 게 너무 미안하다고...

 

어떤 모임에선

개인사업을 하시는 사장님과 합석을 하게 되었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분은 아들 둘이 있는데

어느 순간 서로 어색하고,

성인이 되니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아들 키우기 참 힘들다고, 사업적으로 꽤 부자이지만

자식 이야기에서는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두 이야기에서, 공통적인 건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분이지만

일과 자녀관계에 모두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사실 슈퍼맨이 아닌 이상, 모두 잘하기란 쉽지 않다.


사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일단 함께하는 시간의 양이 필요하다.

 

어릴 적 아이와 함께 못 보내고

조금의 여유가 생겨 아이랑 함께하고 싶지만,

어느새 아이는 훌쩍 커버렸고,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거부하며 어색해한다.

아이는 말할 것이다. "아빠가 왜 이러지... 어색하게..."

그때는 아빠가 아쉽다.

아이들이 어릴 때, 함께 좀 시간을 보낼 것을...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 재미

취침 전 베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냉장고에서 꺼내

다섯 명 식구가 쪼르륵 앉아,  

통 하나를 놓고 먹다 보니 서로의 머리가 부딪쳐서,

순서를 정해서 한 번에 한 숟가락씩 먹는다.

서로의 순서를 기다리는 것도 아이들은 재미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아빠와 양치질을 하며,

아이에게 매번 하는 질문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아이의 답은 매번 같다. "아빠도 좋고, 엄마도 좋고"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늦은 밤 잠에 든다.


그렇게

오늘도 아빠로 살고, 지금을 산다.


어쩌면 이 아이들이 커서

그리운 사람, 그리운 시절이 언제냐 질문에

지금이 될 수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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