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면
제철음식 맥주를 연중 관례처럼 마신다.
일을 마치고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에
편의점 맥주 2캔을 마신다.
내 주량은 딱 캔맥주 2캔이 좋다.
오버는 좋지 않다. 후회를 낳는다.
절제 속에 스스로 2캔을 약속한다.
그동안 수입맥주부터 국산 맥주까지의
다양한 맥주를 먹었는데,
요즘은 브랜드보다 맥주의 온도에 초점을 둔다.
최근에는 캔맥주의 생(生)맥주를 강조하는 국산 맥주에 푹 빠졌다.
냉동고에 맥주 2캔과 유리잔을 2개를 함께 넣는다.
최대한 맥주잔은 차갑게 얼려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저녁 밥을 먹더라도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
평상시의 절반을 먹는다.
너무 허기지지 않고 배부르지도 않게 한다.
저녁 식 후라면,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최대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가벼운 땀이 날 정도의 상태를 만든다.
동네를 돌고 와, 몸이 더워진 상태
얼기 직전의 맥주와 차가워진 맥주잔을 꺼낸다.
안주는 배부르지 않게
쥐포나 감자칩이 딱 좋다.
그리고 날씨가 중요하다.
하루 동안 햇살 뜨겁고 무더운 날씨여야 한다.
중요한 의식을 치르듯, 냉동고에 넣어 둔 캔맥주를 꺼낸다.
캔을 한번 위아래 돌렸다가
조심스럽게 거품이 적게 나게 맥주를 따르고,
반은 맥주잔에 그 절반은 캔속에 그대로 두고 번갈아 마신다.
가장 맛있는 잔은 첫잔, 탄산감이 목을 넘길 때가 기분이 딱이다.
여름 날, 기온이 올라 갈수록, 맥주의 맛은 더 시원하고 좋다.
배는 나올지도, 그래도 괜찮다.
혼맥이 주는 이 순간과 여유를 충분히 즐기고 싶다.
여름날, 이 계절이 가기전에
맥주 한잔으로 느끼는 여유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By 봉작가
P.S 이 글은 유튜브 채널 "브런치 봉작가"에서 작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yv6IkcsASdSs7DRM73qnOQ/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