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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Sep 11. 2021

ASD그룹놀이: 신문지 놀이

아이의 발달에 좋은 놀이도구는 어떤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유익한 놀이의 도구는

아이의 상상력에 따라 형태의 변형이 가능하고

놀이의 방법이 정해 지지 않는 재료이다.

그래서 일상의 사소한 재료들을 한곳에 많이 모아 놓을때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 재료 중 하나가 신문지다.  

신문지는 쉽게 찢어지고, 형태의 변형이 가능하고,

종이 본질의 포근함, 따뜻함, 푹신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재료를 사용하는 놀이에 정해진 규칙과 순서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다음의 순서대로 논다.

 

우선 아이들과 손으로 신문지를 길게 쭉쭉 찢는다.

단순한 활동이지만 아이들 간에 발달의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발달이 늦은 아이들의 경우, 손가락을 사용하는 힘이 부족하고

조작이 서툰 경우가 많다. 이러한 단순하고 반복적인 활동도 아이들에게는 중요하고 필요하다.  


계속 찢다 보면, 어느새 소복이 연 꼬리 같은 신문지 산이 쌓인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이것들을 자신의 머리 위로 날려보기도 한다.  

신문지 눈이 된다.

온 방안이 신문지 조각들로 흩날리고, 아이들은 신이 난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 친구의 머리위에 던지기도 한다.

누워 있는 친구의 몸에 덮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자폐스펙트럼 아동의 가장 특징적인 것중 하나가

타인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아이들 서로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할 시간의

기회가 필요하다.


신문지 하나로 아이들은 낄낄대며 웃고, 신이 난다.


아이들은 소복이 싸인 신문지 더미 위에 누워도 보는데

누운 아이 위에 신문지를 덮어 주면,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포근하다', '따뜻하다', '폭신하다'는 단어도 몸으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허리 정도의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착지 지점에 신문지 더미를 한 곳에 쌓아 놓으면 훌륭한 푹신한 매트의 용도가 된다.

힘껏 뛰어 신문지 더미에 점프한다. 이 또한 두려워 하고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면 어른이 한 손을 잡고 시도하도록 유도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이 어렵다. 그 처음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그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자발적으로 무한 반복하게 되고

자신감과 요령이 생긴다. 

 

놀다 보니 온통 신문지로 엉망이 된 공간,  


아이들과 함께 신문지 등을 돌돌 말아 공처럼 만든다.

빈 바구니를 준비하고, 신문지 공을  던져 골인하는

놀이를 한다.

그러다 보면 어지럽게 널부러진 신문지 조각들이 저절로 정리가 되고 놀이가 마무리 되게 된다.   


신문지는 오늘 하루의 좋은 놀이감이 된다.

이러한 놀이와 함께 달팽이 걸음 같지만

돌아보면 조금씩 성장한 아이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오늘의 추천놀이 신문지 놀이였다.


                                                             By 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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