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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Apr 03. 2022

우리 엄마라는 사람은 이렇습니다.

딸아이와 할머니는 태어나서부터 함께 살아왔다.

요즘 시대에 삼대가 같은 건물에

10년 넘게 함께 산다.

할머니는 3층, 우리 가족은 2층.


어느 날, 가족 식사 자리에서  

3학년 딸아이는 불현 듯 할머니에게 말하였다. 


할머니가 없으면,

첫째 달은 할머니 모습이 너무 생각 날 것 같고

둘째 달은 할머니 음식이 너무 생각 날 것 같아.... 

할머니가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어린 아이의 눈에도 

보이는 듯하다. 


큰 아이는 언제부터 할머니가 텃밭에 일을 하고 있으면,


"아빠는 뭐하냐고, 할머니 힘들게, 아빠가 일하라며"

할머니를 부쩍 챙긴다.


엄마아빠에게는 온갖걸 다 시키며

할머니에게는 효녀 손녀딸이다. 


53년생 우리 엄마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고 

고생많게 그 자식과 그 맏며느리로 가족들 위해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셋방에서 시작한 우리 가족

공장에서 부속품을 받아 집에서 하는 일도 하고

남의 아기 보는 일을 하기도 하며,

평생을 장남의 며느리로 살아왔고,

그 형제들에게는 그 헌신은 당연한 것쯤으로

취급될 때도, 맏 며느리 역을 끝까지 한

사람이다.


손주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람이고, 어린 아이들도 

그 사랑을 안다.      


그런 엄마가 쓰러지는 일이 최근에 벌어졌다.



3층의 엄마 집으로 오라는 동생의 전화.

엄마는 화장실 옆에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엄마의 모습은 처음였다.  

난 119에 연락을 했고, 그 분들의 조치에 따랐다.  


보호자가 누가 탑승할 거냐는 질문

동생은 내가 타라고 했다.

어느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누군가는 해야 했고, 아들인 내가 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생애 처음 타는 구급차였다.


구급차에서 선택의 순간이 왔다.

어느 병원으로 갈 것인가?

코로나 시국이라 응급실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먼 거리의 종합병원으로 갈 것인가? 가까운 곳의 중견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할 것인가?


나의 선택은 10분 거리의 병원 응급실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받아주었고,

코로나 백신 접종 여부와 체온을 파악하고,

응급실 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코로나 시국에 응급실 들어가는

것도 쉬운 게 아니었다. 


우려의 부분은 뇌출혈이었다.

평상시도 겨울철만 되면 두통을 호소했던 엄마였다.


평상시 종합검진을 받아 보자고 했지만,  

엄마는 괜찮다며, 계속 미루어 왔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고,

난 병원 측에 반복해서 뇌 관련 모든 검사를

바로 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경과 의사의 외진 후 MRI부터 CT까지

뇌출혈을 의심할 수 있는 검사들을 실시하였다.


다행히 검사 후 전문의 소견은 뇌혈관은 깨 뜻하다는 소견이었다.

이러할 때, 귀에 의한 발생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는 의견을 내놓았다.


의사는 몸이 회복될 때까지 며칠 본 병원에서 있는 것과

귀 전문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하고, 입원을 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고민 끝에 당일은 움직이기에 고통스러운 상황이기에

병원에서 입원을 통해 두통과 속 메스꺼움을 진정시키고,

다음 날, 지역 내 입원이 가능한 이비인 후과 전문병원으로 입원 수속을 받았다.

입원하여, 모든 검사들을 진행하였다.


예상대로 두통과 속 매쓰꺼움의 원인은 "이석증"이었다.

귀에 있는 돌이 빠져나와 균형감각을 잃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하는 병이며, 노년층에 흔히 발생하는 병이었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겨울철 엄마의 두통의 원인을 찾아낸 것이다.


그렇게 몇 개월 수업이 없는 금요일 오전, 엄마를 모시고,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는 게, 일상이 되었다.

지금, 엄마의 상태는 좋아졌고, 병원 진료도 끝났다.

다시 가족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생애 처음 구급차를 타고 가며, 내가 든 생각은 이랬다.

아직 엄마랑 해야 할 일 것들이 많은데...

여행도 자주  가, 맛있는 것도 먹어야 하고...

이렇게 헤어지기에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고,

가족은 예전처럼 선물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병원 치료를 마치며, 가족은 말했다.  


엄마, 아빠 더 늙기 전에 여행도 많이 하고

맛있는 것도 자주 먹고, 원 없이 살자고


최근 들어 우리 가족의 일상은 삼겹살 파티다.

엄마는 나이 탓인지 요즘 고기가 너무 당긴단다.

그렇게 삼대가 함께하는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소소한 홈파티를 한다.


어쩌면, 삼대가 함께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삼대는 선물 같은 소소한 일상을 감사하며

평범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By 브런치 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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