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자폐 아이를 둔 한 어머니가 영화 한 편을 소개했다.
어머님은 이 영화를 보며 상영관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난 추천에 개봉 시점 영화관에서 보았다.
영화 제목은 'Black'.
인도에서 제작한 장애아 '미셀'과
특수교사 '사하이'의 이야기다.
미셀은 10살의 시각, 청각, 언어 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 여아다.
사하이는 30년 특수학교 경력의 퇴임 특수교사다.
줄거리는 이렇다.
사하이는 특수학교에서 30년간 장애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학교를 떠나며, 교문을 돌아 본 모습은
다른 곳을 보며 손짓하며 자신을 배웅하는 장애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이에 교사로써 자신의 무능함에 절망했고, 고통스러워한다.
좌절의 순간, 운명처럼 미셀이라는 아이를 가르칠 기회가 다가왔다.
그에게 미셀은 사하이의 삶에 마지막 희망이며 도전이다.
영화는 특수교사로써 부정적인 시선의 미셀의 부모와의 갈등,
어둠으로만 가득찬 아이와의 거친 만남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안쓰러운 아이의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부모에게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단호해야 함을
요구하는 사하이의 마음도,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아이를
세상과와 아이의 언어를 연결하려는 교사로써의 조바심은
현실을 살아가는 치료사로써 충분히 공감되고 이해되는 이야기 였다.
나 또한 아이 장애의 정도에 따라
큰 진전이 없는 경우도 있고
이에 어떤 날은 좌절, 고민, 갈등하지만,
때론, 기뻐하며, 보람을 느낀다.
영화 속 장면 중,
음식을 손으로 집어먹고,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과격한 행동하는 아이,
이 행동을 바로 잡으려는 교사.
미셀과 사하이 교사와의 치열한 기싸움과 유사한
갈등과 해결의 과정은
일상의 현실 속에 빈번히 일어난다.
바라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이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는 질문에
사하이는 대답한다. 아이의 손을 가리킨다.
촉각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손을 통한 촉감은 세계와 지식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세상의 것들의 의미와 언어를 아이의 검은 공간에 지식으로 채우려는 교사.
이게 가능할까 생각하지만, 사람의 뇌는 어떠한 감각기관이 무뎌지면,
살아있는 감각기관이 발달한다.
최근에 난 자전거를 타는 시작장애인을 보았다.
그는 소리를 통해, 사물과 자신과의 거리를 파악하고,
앞에 물체가 있다는 것을 탐지한다고 했다.
이 영화를 여러번 보며, 다양한 각도에서 영화의 메세지가 다가왔다.
그 중 하나는
변화와 기적은 모든 걸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절망 순간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30년의 특수교사 생활을 끝냈고, 술주정뱅이로 좌절할때, 미셀이라는 새로운 미션이 나타났고,
20일간의 제한 된 시간의 마지막 날, 이젠 떠나야 할 날,
수 없는 반복에도 진전이 없던 미셀은 처음 Water라는 말을 처음 내뱉었고,
미셀의 느린 타자 속도 때문에 졸업시험에 낙제에 좌절하고, 울부짓던 짓으며
미친듯 타자를 치던 그 순간 변화와 기적은 일어 났다.
학기를 몇 주 남긴 시점, 이 영화를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봤다.
이 영화가 한 사람 한사람에게 어떤 메세지로 다가왔는지는 모르지만,
장애아이들과 함께 할 교육할 예비 선생님으로써
꼭 잊지 말고 기억했으면, 이 영화의 메세지.
우린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고, 축하해야 하고,
우리 스스로도 아이들에게도 쉽게 가르쳐 주지 말아야 할 단어 '불가능'
또한 "변화와 기적은 극한 절망 속에 다가 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답게 오늘하루도 뚜벅뚝벅 살아가야 한다.
By 브런치 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