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출근길, 삶을 깨우는 시간

by 세바들

가로수가 졸고 있는 시간, 세상은 아직 잠에서 덜 깨어 있다.

어둑한 여명 속에서 나는 조용히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길은 늘 같은 길 같지만, 그 속엔 매일 다른 나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요한 거리, 희미한 가로등, 그리고 하나둘 깨어나는 차량들.

그 속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의 리듬 속에서 나는 나만의 박자를 찾아 걷는다.


출근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행위다.

어제 무탈했기에 오늘도 일터로 향할 수 있고, 건강하기에 이른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이 평범함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 하지만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나는 다시금 깨닫는다. 오늘도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른 출근길은 나와 나 자신이 동행하는 시간이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고요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어제의 피로, 오늘의 기대, 그리고 내일의 불안까지. 모든 감정이 이 길 위에서 조용히 정리된다.

출근은 단지 일터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해 걷는 길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생각을 꺼내어 보면, 그것은 하나의 풍경이 된다.

새로운 일거리, 새로운 만남, 새로운 문제들. 그 모든 것이 이 길 끝에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다. 이른 아침의 고요함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출근길은 일상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삶의 의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오늘도 나는 내딛는다. 졸고 있는 가로수 사이로, 깨어나기 시작하는 도시를 향해.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묵묵히 나를 마주한다.

작가의 이전글웃게 해 준 겨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