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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

무력감 해소하는 방법

by 하이

욕심이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생각난 건, 번아웃이라는 감정을 느낀 직후다.


성실함과 경쟁심이 어느덧 습관이 된 전형적인 한국인인 나는 회사생활에서도 뭐 하나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입사 초기 동기와 비교당하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았을 때는 '나를 증명할게'하는 분노 섞인 감정이 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 노력이 아예 빛을 발하지 않은 건 아니다. 회사에서 부장들의 다수결로 능력자에게만 주는 기회에 대해서 '만장일치로 받을 사람은 ㅇㅇ이뿐'이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나 자신의 변화보단 부서 이동이라는 환경적 변화의 덕이 더 컸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나 자신은 잘 알고 있지 않나. 나의 한계를. 타고난 성향과 적성을 넘어선 노력을 몇 년째 계속하는 와중, 더 이상 추가적인 보상이 오지 않으니 점차 번아웃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보다 덜 열심히 하는 동료는 주량과 사바사바(?) 능력으로 내 절반의 업무량으로 윗사람에게 예쁨 받으며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 거기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리는 동안 사장 교체 등 회사 내부 문제로 인해 몇 년째 동결 수준인 연봉까지 연말정산을 통해 마주하면서 현타(현실 자각)를 느낀 것이다. 성과는 제일 많이 냈는데 부장이 본인 선호도대로 분배한 부서 내 성과급 또한 줄기도 했다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내린 진단은 '내려놓기'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내 역량 안에서만 업무를 하는 것. 그래도 충분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물론 이 또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과거의 나 덕분이겠지만, 조금은 한 템포 쉬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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