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집 고구마 농사는 성공적이다.
몇 해 동안 감자맛이 나는 고구마만 나오더니,
올해는 꿀이 넘쳐흐르는 고구마가 나왔다.
"이번에 집에서 가져온 고구마가 진짜 맛있어!!"
가족을 생각하며 농사짓는 그 마음을
고구마가 드디어 알아준 것인지
올해는 줄줄이 달달한 것들이 달렸다.
그래서 올 가을, 겨울은 유독 더 맛있고 살찌는 계절이다.
이렇게 맛있으면 맛있다고 하면 될 것을
부모님이 힘들게 챙겨주시는 걸 알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괜히 이런 말을 했었다.
"됐어, 힘들게 뭐 이런 걸 했어"
"엄마 먹어. 나 집에서 밥 잘 안 먹어"
그런데 이런 말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서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고마워, 잘 먹을게"
"너무 맛있어서 밥 더 먹을래"
라고 바꿔 말하게 됐다.
이제 엄마는 내가 집에 간다고 하면
김 한 봉 지도 굳이 소분해 두고 싸주신다.
"엄마가 싸준 김 진짜 맛있다"라고 하면
누구보다 신나서 그 김의 히스토리까지 말해주는 우리 엄마..
이제야, 미안함보다
감사함을 먼저 말하는 것이 맞다는 걸 깨닫다니..
내가 너무 똥멍청이구나 싶지만,
감사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살짝 거짓말이면 어때!
엄마를 하루 종일 신나게 할 수 있는 말인걸!
또 말해줘야지.
"우리 엄마 밥이 최고 맛있어"
*다만, 특정 메뉴를 말하면 들통 가득 해당 음식을 받아볼 수 있으니 조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