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를 쑤기 위해
농막에 콩을 가지러 가신다는 어머님.
콩자루와 이것저것 챙기시려면
버스로는 고생길에 뻔해 보여
그 길에 오랜만에 동행하기로 했다.
촌에 가는 길에 들른 시장 안 칼국수집.
어머님께서 꼭 오고 싶어 하셨던 곳이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식당 안에는 한 테이블뿐이었다.
꽃게칼국수를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우리의 수다는 끊이지 않았다.
그때,
식사를 마치고 나가시던 손님 한 분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와
"두 분 보기 너무 좋아요.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
라며 환하게 인사를 건네고 나가셨다.
요즘 귀가 좋지 않은 어머님께
조금 크게 말했던 게
혹시 시끄럽진 않았을까 마음이 쓰였는데
오히려 따뜻한 인사말까지 하고 가셨다.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그분에게도 잠시 따스한 풍경이었을까.
우리에겐 분명 평범한 하루였는데
낯선 이의 말 한마디가
우리의 온도를 슬쩍 바꿔놓고 갔다.
올해의 메주는
이런 추억까지 더해져
더 깊고 구수하게 익어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