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것도 아닌데
일출은 커녕 암막커튼이 완벽하게 쳐진 방에서
쿨쿨 12시가 다 되도록 늦잠을 잤다.
모처럼 늦게 일어난 김에 게으름 가득하게 보내야지.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 할 것 같아
커튼을 열고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렸다.
어제 마트 간 김에 떡국 떡을 사 왔는데
이렇게 신년에 떡국을 먹는 건 처음 같다.
물론 엄마와 살 때는 매년 엄마가 해줬던 기억이지만.
배가 부르고 창 문 밖으로 해가 비치는 걸 보니
강아지와 산책을 가고 싶어 나갔다.
안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해가 있어도 바람이 매서워
도망치듯 집으로 들어왔다.
뎅구르르-
햇빛만 스며든 집 안은 따뜻했다.
소파에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세상 게으름은 다 내 거였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제가 차를 긁었는데,
잠시 내려와 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