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찌뿌둥해서
오랜만에 낮잠을 잤다.
언제나 그렇듯
내 옆에는 함께 눕는 녀석들이 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를 책임져야겠다고
처음 느낀 순간이 있었다.
타지에서 혼자 지내던 어느 날,
어쩌다 보니 작고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오게 됐다.
혹시 이 녀석이 외롭지는 않을까 싶어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마리를 더 데려왔다.
그 선택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둘 다 아기였고,
배움의 속도는 달랐다.
잘하다가도 안 되는 녀석을 보고
따라 배우는 녀석들.
싸우는 건 일상이었고,
어쩌다 사이가 좋아지면
함께 사고를 쳤다.
두 녀석과 함께한 지 일주일 만에
코피가 났다면 누가 믿을까.
한 마리를 키울 때보다
두 배가 아니라, 네 배는 더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녀석이 내 얼굴에 조심스레 몸을 밀어 넣더니
작은 몸을 둥글게 말고 잠들었다.
두근, 두근, 두근...
귓가에 또렷하게 들리던 아이의 심장소리와
그에 겹쳐진 따뜻한 체온...
그 순간 문득
‘내가 너를 꼭 지켜줄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