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자기는 늘 운이 없다고,
스스로를 불운의 상징이라 말하던
친구의 영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친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조차도
불운의 연속처럼 받아들였다.
친구로서 참 안타까웠지만
응원과는 별개로
결국 그 세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건
본인 몫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무슨 일이 생기면
일부러라도 좋게 생각하려고 애쓴다.
마치 럭키가이처럼 말이다.
버스를 놓치면,
더 좋은 일이 생기려
다음 버스를 타게 된 거라고 생각하고
좋아하던 가게가 휴무면,
덕분에 다른 가게를 가볼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다 보니
우중충한 바다를 봐도
내 눈에는
필터를 낀 것처럼 푸르게 보인다.
이 필터효과는
내가 봐도 신기한 게
초능력 아닐까 싶다.
오늘은 두 곳의 병원을
각각 다른 이유로 다녀왔다.
한 곳에선 진료를 마치고
씨앗호떡을 사 먹은
기분 좋게 배부른 사람이 되었다.
한 곳에서는
당초에 이야기되었던
국소마취의 간단한 시술 대신,
전신마취의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수술 후에는
건강은 물론
덤으로 예쁜 배꼽을 갖게 될 거라 생각하니
괜히 예쁜 미래가 그려졌다.
뭐라도 예쁘면 좋은 거니깐.
게다가 병원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짓말처럼
자동차 바퀴의 공기가
운행 10분도 안되어
몽땅 빠져버리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결국 난 무사했고,
바퀴가 찢어진 게 아니라
구멍만 났던 거라
때우는 것만으로도 충분!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되니
괜히 돈이 굳은 기분!
내게 행운이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불운으로 보일지도 모를 일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