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를 위한 공간을
조금 꾸며주고 싶어
당근을 기웃기웃했다.
식물 말고는
당근에서 뭘 사본적이 없어서
내심 불안했는데,
예쁜 거울이
단돈 만원이라니!
이건 사야 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구매에 성공했다.
예상과 다르게 실물은
먼지가 가득 낀 상태였지만
그래도 득템이다.
친구에게 자랑했더니
돌아온 말 한마디.
"거울 중고로 사면
귀신 따라 온대."
헉.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며
내가 괜한 짓을 저질러버린 건 아닐까.
이미 상상 속에선
거울 속 귀신의 저주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이럴 때 돌아가는 나의 행복 회로.
귀신이 다 나쁜 귀신만 있겠어?
착한 귀신도 있겠지, 뭐.
오늘 밤,
나는 귀신 꿈을 꾸게 될까?
이 거울은
우리 집에 머물게 될까,
아니면 귀신과 함께
다시 당근을 타고
다른 집으로 옮겨가게 될까.
오늘 밤은
불을 끄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