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아웃합니다.

by 또록



내 인생 3회 차 전신마취.

2회 차까지는 늘 두려움이 있었다.

다시는 못 깨어나면 어쩌지.

하지만 이번엔 어서 빨리 잠들고

다시 눈 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술복을 묶다 보니 한쪽 끈이 남았다. 다시 풀고, 짝을 맞춰 묶는다.>



이전에 전신마취에 대해 찾아보니

잠시 뇌가 OFF 되는 개념이라던데,

그래서인지 마취에 들어가기 전

의사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다.


"타임 아웃합니다."



실제론 수술실 사고예방을 위한

절차용 멘트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뜻을 몰랐다.



오히려

내 시간이 잠시 OFF 되는

단순한 느낌이라 더 편안해졌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싶다.



멈춰있던 내 시간이 다시 돌아간다.

깨어날 때는 언제나 너무 아프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일어서려 하고

조금씩 걷게 된다.

다음 날이 되면 또 조금 나아진다.



사람의 회복력은

생각보다 놀랍다.

나도 그렇게 나아졌다.



< 이른 시간부터 시작되는 병원의 아침, 일출을 앞둔 모습이다.>



간단한 수술들이었지만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나는 이미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세상에 살다 보니

보너스로 더 사는 기분이 든다.

이래서 시대도 잘 타고나야 하나 보다.



게다가 이번 입퇴원은

오롯이 나 혼자인 과정이었다.

외롭다기보다는

아, 나 혼자도 꽤 잘하는 사람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잠시였지만

서로를 응원하던 병실 사람들,

그리고 아픈 가족을 바라보는 모습들 속에서

애틋함과 절실함이 전해졌다.



짧은 시간이었는데

생각은 꽤 많아졌다.



이제 집으로 돌아왔다.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음에 또 감사함을 느낀다.

소소한 나의 일상이 다시 시작되는구나.



앗!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술 후엔 예쁜 배꼽도 보너스로 갖게 될 줄 알았는데

그 점은 실패했다는 의사 선생님의 슬픈 이야기를

퇴원 전에 들었다.



예쁘게 만들어주신다더니,

너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