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작업실을?!
도자기 공방은 주 2회 간다.
본래 1회 2시간 수업이지만, 느림보인 나는 남들보다 1-2시간씩 작업을 더 하게 되었다.
선생님과 친해진 후론 공방을 가면 이것저것 하느라 공방에서 6-8시간을 보내고 있다.
항상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그 시간조차도 부족하다고 느껴 방 한 구석을 작업공간으로 만들었다.
2평이 조금 넘는 공간. 내가 도자기 작업실로 쓸 수 있는 최대치다.
작업할 수 있는 책상 하나.
만든 것들을 진열할 수 있는 장식장 하나.
재료를 둘 수 있는 선반 하나.
뭐든 가능한 만능 테이블 하나.
공간이 작다 보니 작업 테이블이 창을 향해 있다 보니,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얼굴이 너무 뜨거워져 커튼이 꼭 필요하다.
에어컨이 없는 공간이기에, 여름에는 아마도 식탁에서 작업해야 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 덕에 나는 흙을 더 만질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를 위한 흙덩이들도 만들 수 있으니, 그 또한 기쁨이다.
내가 흙을 만지면 방석에서 날 지켜보며 잠드는 강아지들 덕에, 혼자 있을 강아지들 걱정이 줄었다
또 햇살 좋은 시간에는 흙을 만지다가도 잠시 강아지들과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공간의 늦은 오후에 들어오는 햇살은 늘 날 기쁘게 만든다.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후 4시의 햇살.
아침의 햇살은 눈부시고 가벼운 색을 띠지만, 오후 4시의 햇살은 따뜻하고 아늑한 색이다.
흙은 물론이고 내가 자주 사용하는 재료를 하나둘씩 갖춰나갔다.
그리고 집에서 기물을 만들고 잘 말려 공방으로 갖고 간다.
처음에는 이동하며 깨 먹은 기물도 있었는데, 이제는 선생님이 알려주신 팁 덕에 그런 리스크가 사라졌다.
집에서 가지고 간 기물들은 공방에서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 넣는다.
집에서는 주로 손으로 만든 것들인데, 마음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완성된 개수는 적은 편이다.
작업 테이블에 앉긴 하는데, "뭘 만들지?" 하는 시간이 늘 길어진다.
분명 그 테이블에 앉기 전까진 만들고 싶었던 것들이 한가득인데, 앉고 나면 머리가 하얗게 되고 만다.
그래도 2-3일에 한 번씩이라도 꼭 이 공간에 잠시라도 머문다.
쪼물쪼물, 그렇게 흙을 빚어낸다.
자꾸만 유치한 것들이 나오긴 하지만,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 걸 어쩌겠나 싶다.
이렇게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오늘도 흙과 보내는 시간이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