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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Jan 13. 2018

will.i.am이 만든 i.am+ BUTTONS

귀와 귀 사이 공간

1, 첫인상

필자가 규정짓는 이어폰의 첫인상은 눈에 보이는 외형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i.am+ BUTTONS Bluetooth 이어폰은 외형에서부터 이미 사용자에게 뇌물을 주듯, 기대감을 잔뜩 몰고 왔다. will.i.am 도 말하길 “기술을 기술 그대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 그것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일. 대부분이 통념을 떠올리겠지만 우린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오늘날 기술이 스며들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이제 거기에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자신 만만한 코멘트에 이번만큼은 보이는 것으로 인한 선입견을 휘둘려 보고자 했다. 참고로 will.i.am은 Black Eyed Peas 그룹의 멤버이자 이번 리뷰 제품 BUTTONS의 제조 브랜드 i.am+의 설립자이기도 하며 “아트와 사이언스를 융합한 문화와 기술의 새로운 무브먼트”라는 모토를 내 걸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브랜드 아이콘인 Naomi Campbell과 Kendall Jenner은 i.am+ 브랜드의 공동 오너이기도 하다. 패키지 커버 인사이드에 부착된 제품 설명을 곁들인 카탈로그 역시 이들의 영감 넘치는 면면과 함께 브랜드의 모토로 슬며시 견인해 준다. 


이제 섬세하게 시선을 잡아채는 외형을 둘러보면, 먼저 귀에서 목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스타일을 고려한 듯한 전체의 포름이 눈길을 끈다. 아날로그 레코드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하는 이어폰의 뒷부분을 감싸는 메탈릭한 원형이 인상적이면서도 엘레강트한 디자인이다. 게다가 자석식이어서 목에 걸고 다니기 좋으며 필자 역시 리뷰 기간 내내 흰 셔츠와 매칭해 보았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매우 흥미롭게도 작은 문구가 보이는데, 오른편 이어폰에는 right and wrong 그리고 왼편 이어폰에는 left and gone이라는 프레이즈가 각인되어 있다. 선과 악? 지나가 버린? 언어유희일지도 모르는 프레이즈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 양쪽 이어폰을 연결하며 목 부위에 걸쳐지는 코드는 패브릭 소재가 사용되어 상의의 옷감과도 패셔너블하게 어울리고 피부에 스치는 촉감과 온도에 이질감이 없다.


이제 i.am+ BUTTONS Bluetooth 이어폰의 진짜 첫인상.. 귀 안에 넣어보기이다. 충실하게 라인업 된 각 종 이어패드를 바꾸어 보며 귓구멍으로 들어오는 느낌과 밀착되어 유지되는 느낌을 찾아본다. 아! 그런데 왠 걸! 이미 외형에서 준 기대와 호기심의 실마리를 잡은 듯 귀에 채워지자 절로 탄성이 나온다! 귀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어폰이라니... 귓구멍 입구에 문을 단 느낌!! 그런데 그 문이 어설프게 매달려있지 않고 안정적으로 끼워진, 마치 퍼즐이 모양에 딱 맞는 자리에 단단히 끼워 넣어져 자리 잡은 안정적인 느낌이다. 시청(試聴)하는 내내 그 단단한 안정감에 더해 ‘내가 이어폰을 끼고 있나?’하며 손으로 이어폰의 존재를 확인해야 할 만큼, 귀에 걸린 이물감, 부담감도 전혀 없다.

그리고 특이한 외형에서 기대했던 기능을 확인하고는 ‘부라보~’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손으로 귀를 감싸 보면 그렇지 않았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사운드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i.am+ BUTTONS은 똑.같.다! 손으로 귀를 몇 번을 댔다 뺐다를 반복해 보았으나 소리의 변화가 없다. 다시 말해 유실되는 소리가 없다는 것. 아낌없이 소리를 모아 귀속으로 밀어 넣고는 걸쇠로 철저히 걸어 잠근 이어폰! 감탄의 연속이다. 첫인상에서 100점 아니, 150점을 누르고 채우는 만족스러운 만남의 시작이다.


2. 장르별 음악을 통한 시청(試聴)

음식을 어떤 그릇에 어떤 모양으로 담느냐에 따라 음식에 대한 호감도가 달라지고 그 호감도는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맛없는 요리가 그릇을 바꿨다고 맛있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i.am+ BUTTONS은 그런 묘기를 부린다. 여하한 음악도 모두 고퀄로 들리게 하는 리메이크 능력이 있다. ‘도대체 이건 뭐지?’ 하는 기분 좋은 갸웃거림으로, 닥치는 대로 음원들을 다 들어보았다.

필자는 시청(試聴)을 할 때 K-Pop을 언제나 마지막에 듣는 편인데(솔직히 말하자면, 음원 자체의 퀄리티에 대한 비판이 앞서게 되고, 볼륨을 낮추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귀를 긁는 소리들에 볼륨을 자꾸 낮추다 음악을 멈추게 되는 필자의 편견 때문에 그렇다.), i.am+ BUTTONS의 리메이크하는 반전력을 조금이라도 빨리 얘기하고 싶은 욕심에 먼저 올린다. 즐겨 듣는 음악을 i.am+ BUTTONS로 한 번만 들어보라. 요새 말로 대~애박!!!!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한국 가수가 미국 카네기 홀에서 귀빈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느낌이랄까! 고급 스텝들의 서포트를 받은 무대의 이미지를 경험하게 된다. 한국에서 늘 보는 구성의 음악이 아니라 고급 공연장의 공간음악에 담기는 사운드와 창의적인 무대 배치와 연출로 새롭게 꾸려진 정말 새로운 음악을 경험하게 되리라. 가수를 다시 보게 되고 음악을 새로이 느끼게 해주는 리메이크 능력은 K-pop에서 빅 히트를 쳤다. 여하한 Pop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런 연출력 뛰어난 리메이크 능력에 더해 사람의 목소리로 듣는 모든 음악들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전율 하나는 가수의 입이 내 귓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클로우징 되어 들린다는 것이다. 입술의 움직임, 혀를 움직이는 소리까지 모두 전달된다(자칫 야하게 들릴지 모르는 표현이긴 하지만). 가수의 입을 보면 가사의 느낌을 더 전달하기 위해 가수마다의 기교가 들어있음을 고려할 때, 그 가수의 노래를 잘 부르는 비법을 들려주는 이어폰이라는 얘기이다. 그래서 필자는 pop음악을 들을 때면 의당 줄이게 되는 볼륨을, 그 비법에 매료되어 볼륨을 계속 높이게 되었다. 이쯤 되면 i.am+ BUTTONS을 시청(試聴)해보고 싶은 안달 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미 팬이 되어버린 필자는 선입견에 휩싸여 모든 음악을 축복처럼 듣고 있었다. 치에 아야도의 문리버도, 하이레졸루션 음원 Jazz연주도 새로운 만남 마냥 설레며 즐거운 시청(試聴)을 즐겼다. 늘 듣는 음악이지만 다른 구성으로 들려주는 i.am+ BUTTONS 의 리메이크 능력에 모든 음악을 정신없이 담아 들어보았다. 각 무대마다 달라지는 악기의 배치, 그리고 그 배치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되는 음악에 모처럼의 휴식을 취하는 듯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이 세상에 완벽이란 게 존재할 수는 없는 것. 이미 i.am+ BUTTONS의 매력에 푹 빠진 필자를 당혹하게 하는 의아함을 준 장르는 클래식이었다. 모든 악기의 특성과 화합을 고려하여 악기 배치가 이미 완성된 오케스트라. 어쩌다 실험적으로 미묘한 차이를 위해 약간의 변화만을 주는 오케스트라의 악기 배치. 그런데 i.am+ BUTTONS이 겁 없이 그 질서를 바꾸어 음악을 들려주었다. 처음엔 색다르다고 느껴 몇 번을 돌려 듣고 돌려 들었다. 그런데 분명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해야 할 고비고비의 부분이 무의미하게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이 아닌가. 아니 몇 번을 돌려 들어도 무심코 지나가버렸다. 콘트라베이스의 풍만한 저음의 활력은 심하게 다이어트되어 있고,  바이올린의 신경질적인 날카로움의 매력과 공연장을 휘이휘이 감아 젓는 에너지는 반감되어 성격 좋은 아가씨의 다소곳함으로 둔갑시켜 들려주었다. 분명 리메이크되었고 그래서 매력을 잃었다. 여기서 찾은 단점으로 다시 다른 음악을 되돌아가며 들어보니 i.am+ BUTTONS의 실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3. 평가

i.am+ BUTTONS으로 듣는 모든 음원은 다른 이어폰으로는 근처도 못가는 수위의 볼륨으로 들어도 귀가 아프지 않다. 마치 동그란 모양의 반죽을 만들기 위해 완벽한 동그라미 틀로 중심을 잘 눌러 너덜너덜한 주위 자투리는 과감히 버린 듯하다. 핵심을 모양 좋게 새로이 배열하여 잘 담아 들려준다. 그래서 귀에 밀착되어 있는 편안함 만큼이나 소리의 퀄리티도 편안함을 주며 고급스럽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장시간 듣는 데에 최적화된 외형과 소리 배열 기능이 잘 설계된 우수한 이어폰이다.

특급호텔 로비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을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본다. 공기가 다르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다르다. 늘 만나던 사람도 다르다. 그리고 나 조차도 다르게 느껴진다. i.am+ BUTTONS은 청자를 특급호텔의 손님으로 모신다. 사운드 서비스가 세심하고 배려 깊다. 늘 듣는 음악을 다르게 들려준다. 특급호텔 김치찌개에서 기대하게 되는, 식당표 김치찌개와는 다른, 고퀄의 그 무엇을 기대하듯, i.am+ BUTTONS은 모든 음악을 고퀄로 만들어 뭔가 다르게 들려준다. 그 다름이 고급스럽고 새롭고 편안해서, 그 특급 서비스에 기분이 심히 좋아진다.


하지만 김치찌개는 역시 시끌시끌한 시장바닥에서 냄비에 아무렇게나 담겨 푸짐하게 나온 것이 제맛이라 여기는 사람이라면 굳이 특급호텔에서 김치찌개를 찾진 않을 것이다. i.am+ BUTTONS의 장점으로 가려지는 각 음악의 야성적 매력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안타까운 아쉬움을 느끼리라. i.am+ BUTTONS 의 고퀄의 서비스에는, 음악 소비자 각자가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야성적 파워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원초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잠시 다른 이어폰으로 갈아 끼워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필자는 i.am+ BUTTONS 의 특급 사운드에 팬이 되었고 이 이어폰을 인생템으로 꼭 하나 갖고 싶은 욕심이다. 누가 뭐래도 특급 서비스로 삶에 격이 달라지는 느낌이 좋다면 i.am+ BUTTONS 의 특급 사운드를 사치를 누리라!  단!! 당연한 부분이지만 필자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코스트 퍼포먼스를 적절히 고려한 의견임을 감안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리뷰에 사용된 음원 리스트  

High-resolution 음원(44,1kHz/16bit~384kHz 32bit) 다수로서 Hamabenouta, Takedanokomoriuta High-resolution 음원

Stock Fisch Records의 Closer to the music 시리즈 음원

MURAKAMI PONTA SYUICHI의 WELCOME TO MY LIFE 앨범 수록 음원

CHIE AYADO의 BEST 앨범 수록 음원

바렌보임 지휘의 베토벤 심포니 교향곡 7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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