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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Dec 22. 2018

인간에게 그리고 청각에 친절한 B&O BeoplayE8

Bang&Olufsen Beoplay E8,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이야기


백인백색은 모든 기업의 최대 과제이다. 가능한 다수를 만족시키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안에 고객들의 취향을 배려한 섬세함을 담는 것 - 이런 어려운 고민을 응집하여 고객에게 감동을 주려는 다양한 노력을 접하게 되는 요즘이다.



개인의 선택과 조합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고 범위를 넓힘으로, 많은 경우의 수가 생겨나고 맞춤형처럼 느껴지는 희소성을 창조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간의 심리에 내재된 재창조의 욕구와 그를 통해 느끼는 만족을 타겟으로 다양한 마케팅과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의 다양한 옵션의 선택으로 남과 다른 나만의 차를 조합시켜 구매하게 하고 있고, 수십가지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 중에서 고르게 하여 함께 즐기는 여러 사람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구매를 도와 만족도를 높힌다.




인간의 심리에 내재된 재창조의 욕구와 그를 통해 느끼는 만족을 타겟으로






이처럼 선택과 조합을 통해 소비자의 기호와 취향을 존중하고 단 한 사람을 위한 제품이라는 희소성을 느끼게 하여 제품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격을 높이는 것. 이것이 소비자가 원하는 소비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B&O PLAY의 Beoplay E8은 빛이 나는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음악 청취자가 단순한 볼륨 조절의 수준을 넘어서 소리의 질을 만질 자유가 담겨있다. 간단하고도 직관적인 Beoplay App의 용이성과 조작에 따른 확연한 변화는 어떤 소비자든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한 장을 다양한 필터로 온갖 느낌을 내듯 단 한 곡으로 다양한 소리의 색깔을 비교하며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음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모든 작품들을 BYPASS(OFF)상태 그리고 Visual EQ에 설정된 4개(WARM/EXCITED/BRIGHT/RELAXED)의 음색 안에서 다양하게 컨트롤하며 소리의 질감과 명암, 채도의 변화를 유심히 들어보기로 하였다.




소리의 질을 만질 자유가 담겨있다.







저음역대를 테스트하기 위한 음원은 언제나 바렌보임의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의 2악장 Allegretto이다. 먼저 BYPASS 상태에서 저음현악기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무거운 선율의 무게를 얼마나 담아내는지를 들어 본다. 아쉽게도 첼로의 선율 아래로 무겁게 걷고 있어야 할 콘트라베이스가 저 멀리 석양처럼 ‘그저’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저음 선율의 무게감도 그러하지만 공간감도 아쉽다. BYPASS 상태의 베토벤 심포니는 담백한 정보 전달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아쉬움을 Visual EQ 위에 있는 파라미터가 달래주기 시작했다. 내가 듣고 싶은 저음역대를 살려줄 구멍을 찾아서 이리저리 파라미터를 옮겨보니 원하던 것과 비슷하게 소리를 만들어 내주었다. 소리의 무게감을 주는 명암과 채도의 변화에 더해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울림도 같이 연출이 되었다. 마치 내 손으로 어루만지니 금상 ”첨화”된 기분이라고 할까. 분명 저음대역이 더 많이 들리는 것은 아닐테지만, 음색을 바꾸는 단순하고 쉬운 조작만으로도 음악소비자의 구미와 취향에 가깝게 조정되는 느낌을 갖게 되고 그 중 가장 가까운 세팅이 되었을 때 만족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Beoplay E8은 Beoplay App의 Visual EQ기능으로 고객이 자신의 조작으로 달라지는 소리의 과정을 느끼며 재창조에 관여했다고 느끼게 해주고, 그 변화로 고객 각자가 느낄 사운드의 아쉬움을 만족이라는 단계로 얼마든지 접근시키고 있었다.




자신의 조작으로 달라지는 소리의 과정을 느끼며 재창조에 관여했다고 느끼게 해주고,










몽환적 느낌을 물씬 풍기는 드뷔시의 달빛을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피아노 독주곡로 감상해 보았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띄엄띄엄 건내는 조용한 철학자의 진중함을 느끼게 하는 조성진의 연주에 몰입하게 만드는 톤색을 찾는 작업은 음악 감상을 스스로 세팅하는 조작의 즐거움과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즐거움을 선물받는 듯 했다. 이렇듯 클래식 음악도 시대별 작품별 곡에 따라 이렇게 음색에 대한 니즈가 달라지는데, 그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BYPASS상태를 포함하여 Visual EQ기능을 통한 변화의 범위를 잡는 것이 Beoplay E8 제작자의 최대 고민이었으리라 생각이 된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띄엄띄엄 건내는 조용한 철학자의 진중함을 느끼게 하는






재즈 앙상블과 재즈 보컬은 음악 공간에 대한 기대감에 맞게 톤컬러를 조정하면 너무도 만족스럽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모든 곡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과 달리 취향저격의 사운드를 만날 수 있다.









이쯤되면 Beoplay App의 Visual EQ에 대해 궁금해 하실텐데요. 잠시 짚고 가면 WARM/EXCITED/BRIGHT/RELAXED의 4내로 나뉘어진 각 범위를 터치하면 장르나 용도에 맞게끔 원하는 음질로 조정이 가능하다. 각각의 톤 이미지는 표현를 통해서도 대략 가늠되지만 WARM은 저음을, EXCITED는 저음과 고음을 부스트하고, RELAXED는 역으로 고저음을 누르면서 중음역을 살리며, BRIGHT는 고음에 특화되어 화려한 느낌을 만들어 준다.



WARM/EXCITED/BRIGHT/RELAXED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즐기는 톤컬러가 대략 어떤 영역인지 정리할 수도 있었다. 음악 장르에 따라 분명 손을 보기는 하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꼭 Visual EQ에서 원하는 톤을 입히고 보는 작업의 본능을 만들어 줄 것 같다.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모든 고객은 만족이라는 도장을 쾅 찍어주고는 사운드에 몰입하지 않을까 싶다.








Visual EQ기능이 탑재된 Beoplay App의 또 다른 기능 중에는 페어링 기능, 펌웨어 업데이트 기능, 그리고 Transparency Mode가 있다. 사용자의 청취 환경에 따라 외부 소음을 어느 정도 들리게 할지를 컨트롤하는 Transparency 기능에는 3가지의 모드가 있는데 AMBIENT/SOCIAL/COMMUTING이 있다. AMBIENT는 음악을 mute하고 외부음만 들리게 해준다. SOCIAL 모드에선 음악은 작게 외부음은 다소 크게 들린다. COMMUTING은 음악은 크게 외부음은 작게 들려준다. 물론 OFF 기능도 있으니 필요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겠다. 나도 2주 가까이 외부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매번 이어폰을 뺄 필요 없이 외부 소리를 필요에 맞게 섞어두는 것에 익숙해 질 정도 였으니… 물론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는 마이크를 통한 외부음에 익숙해 지는데 인내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AMBIENT/SOCIAL/COMMUTING






인간 관계에서 보면, 하나가 마음에 안들기 시작하면 도미노처럼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속출한다. 하지만 관계 개선을 통해 하나를 바로잡기 시작하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 시선으로 다른 모든 것들도 개선되고 있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며 쌍방의 노력으로 훨씬 나은 관계로 발전한다. Beoplay E8은 Visual EQ 컨트롤 기능과 Transparency Mode를 통한 사운드의 개인 맞춤화라는 작업을 고객 스스로 하게 하여 만족이라는 단계에 깃발을 꽂게 해줌으로 비로소 사운드의 완성을 경험하게 해주고 있다. 백인백색의 니즈를 이렇게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충족시키다니, B&O PLAY가 이어가는 Bang & Olufsen의 DNA에 갈채를 보낸다.









사실 이쯤에서 원고를 마쳐야 하는데 꼭 부언했으면 하는 기술적인 특징이 있어 글을 이어본다. 먼저 NFMI (Near-Field Magnetic Induction / 근거리자기유도)가 있는데 이 기술은 보청기나 헬스케어 제품에 오랫동안 활용되어온 기술이라고 한다. Beoplay E8에서는 좌우의 이어폰 간의 접속을 안정화시켜주며 페어링된 상황에서 드랍아웃 현상 역시 최소화 시켜준다고 하는데 필자의 리뷰 기간 동안 끊어지는 현상이 제로는 아니었지만 리뷰 과정이나 컨텐츠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의 빈도는 아니었다. 독립 와이어리스 디바이스를 위한 기술 발전을 기대해 보는 대목이었다.



Near-Field Magnetic Induction / 근거리자기유도








또한 익숙해지면 매우 편리한 것으로서 터치 컨트롤 기능인데 이어폰을 직접 터치하여 다양한 기능을 지시할 수도 있다. siri를 불러낼 수도 있으니 아이폰 유저에겐 장점이랄 수 있겠다. 참고로 이번 Beoplay E8에는 AK380을 리뷰용으로 활용하였다.




이번 리뷰를 진행하면서 AirPods이나 Beoplay E8과 같은 TWS(True Wireless Stereo)디바이스간 비교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AirPods을 애용하는 내 입장에선 Beoplay E8와의 차이점이 흥미롭기도 했는데 차차 생각해볼 여운으로 남기고 이번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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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프리미엄 헤드폰 가이드 매거진에 기고한 B&O PLAY Beoplay E8 리뷰 글에 근거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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