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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Dec 23. 2018

Beats Studio3 Wireless

귀와 귀 사이 공간 

브랜드에 대해

이번 리뷰는 Beats Studio3 Wireless 모델로서 기본형인 Beats Studio Wireless가 발표되고 약 1년 후인 2017년 10월 중순에 W1칩의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숙성의 과정을 거친 모델이다. 여기서 잠시 브랜드 소개를 하면 Beats by Dr.Dre는 2006년에 Dr.Dre와 Jimmy Iovine이 설립한 오디오 브랜드로서 2014년 7월에 Apple 산하가 되었다. 점차 개발 리소스를 공유하는 등 거의 하나의 회사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모델의 W1칩 탑재에 있어서도 공동 작업에 가까운 형태로 개발을 진행했다고 한다. 약 1년이라는 숙성기간을 거친 Beats Studio3 Wireless는 Beats와 Apple 양쪽 모두의 기술력을 결집한 자신작이라고 한다.


디자인에 대해

디자인 테이스트는 이전 모델인 Beats Studio Wireless、Beats Studio V2 Wireless 모델과 매우 흡사하다. 자신감의 재증명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다. 하우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의 b로고가 유지되었으며 디자인 베이스로 원을 활용하고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이다. 이미 Beats 브랜드의 아이콘이 된 실루엣이지만 소재나 도료가 변경되어 매트한 부분도 있고 그로시 하게도 마감하여 고급스러움을 더하려 한 것 같다. 필자가 리뷰한 제품은 화이트였지만 컬러 바리에이션에 따라 풍기는 이미지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블랙 모델은 b로고 부분도 블랙을 채용했기 때문에 차분한 스타일의 취향에 맞을 수 있겠다.  


주요 성능에 대해

외관보다도 크게 변화한 것은 내실인데 앞서 언급한 W1칩은 DSP와 Bluetooth의 기능을 함께 가지는 통합형 프로세서로서 Air Pod 사용자들은 이미 경험했겠지만 iPhone과 MacBook과 같은 Apple디바이스 간의 페어링이 원스텝으로 가능하며 같은 iCloud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재생 디바이스 간 핸드오프가 가능하다. 물론 이 기능이 가능한 OS 제안을 꼭 확인해야 한다.  


또한 W1칩의 탑재로 인한 최대의 매리트는 배터리 구동 시간인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위해 전용칩을 활용하지만 W1칩이 제어하므로 소비전력을 억제하면서 최대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기존 대비 약 2배 정도 늘어났는데, 후술 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해도 22시간이며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40시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부언하면 약 10분 간의 충전으로 대략 3시간 사용이 가능하게 된 Fast Fuel이라는 급속 충전 기능도 내장되어 있다.


다음으로 아마 독자분들도 관심 있게 보셨겠지만 필자 역시 이번 모델의 기능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Pure ANC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었다. 단 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어 잠시 후술로 미루고 본론을 훑고자 한다.

청취 소감에 대해

사람이든 물건이든 첫인상에서 생긴 이미지는 그 사람의 말과 행동(물건이라면 그 물건의 성능과 기능쯤으로)의 반경을 포장해주는 힘이 있다. 그것은 그 사람(물건)이 실제로 그러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첫인상이라는 개인이 만든 박스 안에서 그 사람(물건)을 정의하고 싶은 개인의 고집일 수도 있다. 물론 첫인상은 결국 첫인상일뿐이라는 결론을 주는 반전이 있기 마련이지만 사실 이 Beats Studio3 Wireless가 주는 첫인상은 귀 꺼풀(헤드폰이니 눈꺼풀은 아닐 듯)을 씌우고도 남을 귀공자스러움이 있다. 마치 몇 년 전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귀공자들의 향연을 보는 듯한 화사하고 귀품 있는 자태! 그 자태에 매료되어 음악들을 들어보면 그 자태 안에 숨겨진 열정과 품위의 균형에 한껏 취하게 된다.


저음역대를 테스트하기 위한 필자의 음원은 언제나 바렌보임의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의 2악장 Allegretto이다. 저음 현악기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무겁고 집요한 장송 행진을 하는 선율의 무게를 얼마나 담아내는가를 들어본다. 언제나 첼로의 선율보다 더 밑에 무겁게 가라앉은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이 문제다. 그런데 이 귀공자가 그 선율을 담아냈다!! 놀랐다!!! 이쁘게만 생긴 줄 안 이 귀공자(필자가 붙여 준 별명)가 인생의 깊이를 아는 듯하여 장하기까지 했다. 좀처럼 콘트라베이스의 그 큰 몸통을 울리는 소리를 담아내는 도구를 만나기 어려운데 참 오랜만에 ‘저음역대의 인재’를 만난듯하다. 몇 번을 리플레이하며 콘트라베이스의 큰 활의 움직임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부라보다! 저음역대 위에 하나씩 쌓아 올려지는 현악기 군단의 유유한 흐름도 맘에 쏙 든다. 정적인 저음 악기의 장송가적인 선율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구비구비 공간을 휘젓는 느낌!! 현악기의 역동성의 길을 잘 들려준다. 누군가 필자 옆에 있다면 음악으로의 여행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때 쓰는 것임을 꼭 한 번 경험시켜주고 싶을 정도다.


내친김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피아노 독주곡 드뷔시의 달빛도 시음해 보았다. 조성진 특유의 어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88개의 건반을 더 넓게 확장시켜서 음과 음 사이의 멈춤과 공간까지 느끼게 해주는 섬세함이 있다. 철학적인 음악의 깊이를 논하는 조성진의 농후함을 잘 전달해주고 있다. 분명 이 Beats Studio3 Wireless는 음악을 좀 아는 녀석이다.


앙상블 재즈(MURAKAMI PONTA SYUICHI의 WELCOME TO MY LIFE 앨범 수록 음원)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발휘한다. 악기의 배치가 흥미롭다. 보다 전경 후경으로 2분 법적인 배열을 들려주는데 이 Beats Studio3 Wireless는 3차원 배치를 한다. 악기들이 허공에도 달려 있다. 공간의 이용이 뛰어나다. 고음역대는 주로 오른쪽 스피커를 통해 나옴도 감지된다. 그래서인지 같은 악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이동감에 살짝 멀미도 느낀다. 이 역시 멋진 여행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도 있겠지만 정위감을 창의적으로 재현하는 그 무엇 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기타 반주의 치에의 재즈 보컬(CHIE AYADO의 BEST 앨범 수록 음원)은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보컬 뒤에 숨겨두는 반주악기로가 아니라 보컬과 동등한 음악의 아름다움을 지닌 기타의 충분한 울림을 들려주어 보컬과 기타의 진정한 재즈 앙상블을 즐기게 해준다. 역시 이 귀공자(필자가 붙여준 별명)는 음악을 좀 안다.  

스마트 폰으로 유튜브 영상들의 음원들(K-pop, 인디밴드 음악, 예능프로)을 들어보았다. 귀공자(필자가 붙여 준 별명)가 놀 줄 아는지 테스트하는 기분으로. 그런데 기분 탓일까. 대중이 열광하는 K-pop의 에너지가 와 닿지 않는다. 분명 충분한 음악적 메시지들은 모두 받은 듯한데 왜 뜨거움이 빠지는지 몇 번을 돌려 들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알아냈다. 이 Beats Studio3 Wireless는 날카롭고 고막을 저격하는 사운드는 둥글리고 있다. 그 어떤 사운드도 고막을 공격 못하게 한다. 방패를 쳐준 느낌이다. 이 상황은 어떤 관점에서 얘기하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이 귀공자의 자태가 내뿜은 첫인상에 휩싸인 필자는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고막에 대한 배려라고 포장하고 싶다. 하지만 현장 100%의 흥분과 자극이 필요하다면 이 배려는 잠시 벗어야 할 것이다.


난 이 Beats Studio3 Wireless를 음악을 아는 귀공자로 부르고 싶다. 모든 취미에 능통한 귀공자의 고풍스움처럼, 웬만한 장르의 음악에 능통한 귀공자의 고풍스러움을 지녔다. 그 자태에서 뿜어내는 아우라는 이 귀공자가 들려주는 모든 음원에 힘을 발휘하여 깊이 있고 새롭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혀준다. 음악 전체를 담아내고도 남는 넓은 능력이 그의 재력이다. 좋은 울림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흥미로운 악기 배열들로 새로운 하모니도 연출한다. 분명 이 귀공자. 능력이 있다!

Pure ANC에 대해

이제 끝으로 Pure ANC에 논하고자 한다. 종전까지 Beats의 ANC는 Active Noise Cancelling이라 불리는 것으로 하우징 안팎에 장착된 마이크로 노이즈를 수음하여 즉시 역위상의 파형을 만들어 내어 캔슬링 하는 원리가 주를 이루었다. ANC(Active Noise Cancelling) 자체가 주로 항공기에서의 사용을 전제로 예상해서 80~300Hz의 낮은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 캔슬을 목적으로 했지만 Beats Studio3 Wireless에 탑재된 새로운 Pure ANC(Adaptive Noise Cancelling)는 주위의 노이즈에 따라 ANC를 가변 적용하게 하여 주파수 레인지를 환경에 맞추어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똑똑해졌다!


헤드폰의 경우 사용자의 귀의 형태나 헤어스타일 등으로 인해 음향 특성이 변화하는데 이 Pure ANC 기능은 하우징 안에 장착된 피드 백용 마이크가 음악 이외의 사운드의 유입에 대해서도 상시 체크하여 검지 되는 외부 노이즈에 따라 노이즈 캔슬링의 수준을 환경에 맞는 적절한 수치로 조정해 간다. 그에 더해 하우징 안의 재생음과 음원의 음성신호를 상시 비교하여 이들이 상이한 경우는 노이즈 캔슬링의 주파수를 의도적으로 좁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캔슬링으로 인한 음질 열화를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구조가 적용되어 있다. 메이커의 설명대로라면 소리를 가려듣는 것이고 정말 영리하다!! 트렌드인 AI 테마로 파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아무튼 Beats Studio3 Wireless의 경우 이러한 오디오 캘리브레이션 프로세스가 매초 약 5 만회씩 반복되고 음환경의 변화되어 약 5초가 경과하면 노이즈 캔슬링과 디지털 필터의 설정이 변화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체험해 보면 소리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 가령 지하철의 역에 들어갔을 때나 선풍기를 동작시켰을 때에 5초 정도 경과하면 주위의 노이즈가 서서히 줄어들고 음악이 잘 들리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착용 전후의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5초의 시간을 두었다고 하니 그 배려에 감사한다. 끝으로 이 Pure ANC 기능은 ON/OFF가 가능하므로 상황에 따라 사용자의 판단으로 Passive Isolation 만으로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이번 청취 리뷰에서는 리뷰 환경과 목적을 고려하여 주로 Pure ANC OFF로 진행하였으며, 재생기기는  Astell & Kern의 AK380과 Wired 상태로 진행하였다.


독자분들은 전술의 내용을 읽으시면서 Beats Studio3 Wireless의 Pure ANC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이제는 음질이나 해상도 정위감 등에 더해 헤드폰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기능도 중요한 자리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필자의 생각은 결국 사용자의 경험을 토대로 본인이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고 음악적 장르에 적절히 동화되는 NC기능이 탑재된 모델을 찾는 게 관건이라 생각한다. 코스트 퍼포먼스에 적합한 성능을 변별하여 나의 취향에 맞는 그것의 범주 안에는 분명 시중에 검증된 모델로 소개된 몇몇 브랜드 모델들이 있다. 하지만 만일 독자가 Beats 제품의 열혈팬이라면 사실 관계없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Beats Studio3 Wireless가 출시된  헤드폰 중 베스트는 아니겠지만 Beats 헤드폰 라인업에서는 최고임이 확실하다.




[본 글은 필자가 프리미엄 헤드폰 가이드 매거진에 기고한 Beats Studio3 Wireless 리뷰 글에 근거하고 있으며 일부 글만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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